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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창업1번지로 <9> 상장 앞둔 지역 중소기업들

제로웹, 빅데이터 기술로 기업가치 1000억 원대 ‘신화’

  • 민건태 기자
  •  |   입력 : 2019-03-11 19:43:0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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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시작한 지 5~10년에 접어든 부산지역 중소기업이 상장의 꿈에 다가서 관심을 끈다. 천장재 제조업체 젠픽스는 최근 수도권의 한 기술 기반 중견업체로부터 25억 원의 지분 투자를 받으며 성장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벤처캐피털(VC)의 주선으로 성사된 만남으로 두 업체 모두 협업으로 상생의 길에 접어들었다. 5년 전 소상공인의 경영을 돕기 위한 아이디어로 출발했던 제로웹은 현재 기업가치가 1000억 원으로 평가받으며 내년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 삼았다. 두 업체 모두 창업 투자의 ‘불모지’였던 부산에서 고군분투한 업체다. 부산에 본격적인 창업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한 때는 2016년으로, 그 이전에는 안정하게 경영하기 위해 정책 자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젠픽스

- 수도권 기업 25억 지분 투자로
- 화재에 안전한 원천기술 확보
- 새로운 고품질 천장재 제조 계획
- 4000곳에 달하는 영업망도 보유
- 3년 뒤 코스닥시장 상장 목표
- 부동산 종합 플랫폼 기업 포부

   
젠픽스 권영철(뒤쪽) 대표가 부산 강서구 소재 사옥에서 직원들과 활짝 웃고 있다. 젠픽스는 수도권 소재 중견기업으로부터 지분투자를 받으며 천장재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3년 내 상장

젠픽스는 지난달 수도권의 중견업체 A사로부터 25억 원의 지분 투자를 받는 데 합의했다. A사는 철강을 제조한 뒤 남은 찌꺼기를 재활용해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시야를 외국으로 돌려도 이런 기술을 확보한 업체는 없다. 젠픽스 권영철 대표는 “2008년 사업을 시작한 후부터 원천기술에 갈망이 있었는데, 이번 지분 투자로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했다”며 “앞으로는 아예 불이 붙지 않는 고품질의 천장재를 제조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협약은 양사 모두 이익이 되는 조건이다. 우선 젠픽스는 A사의 기술을 활용해 과거와 다른 전혀 새로운 형태의 천장재를 제조할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정부에서 인증한 1~3등급 천장재가 유통됐다. 등급이 높을수록 화재로부터 안전하다. 권 대표는 “A사의 기술을 천장재 부문에 독점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돼 차원이 다른 안전성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사가 젠픽스에 투자한 이유는 4000개에 달하는 영업망 때문이다. 사실 A사는 철도 등 철이 들어가는 인프라에만 관심을 두었다. 권 대표는 “VC의 소개로 A사와의 만남이 성사된 지 한 달 만에 투자를 받게 됐다”며 “젠픽스가 갖춘 4000곳에 달하는 영업망은 A사가 신규 시장에 쉽게 진입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젠픽스 본사 전경.
젠픽스는 2008년 설립됐지만, 사실상 신생업체나 마찬가지다. 제천 화재 참사를 계기로 그동안 진행했던 플라스틱 기반의 천장재 사업을 곧바로 접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기반 천장재로 젠픽스는 한때 매출액 8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사업을 접은 뒤 지난해 매출액은 100억 원을 기록했다. 오히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더욱 가파르게 성장했다. 권 대표는 “3년 뒤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삼고 활동 중”이라며 “천장재를 중심으로 영업망을 대폭 확충했으므로, 앞으로는 이를 기반으로 부동산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제로웹

- 벤처캐피털서 55억 투자받아
- 소상공인용 ‘모바일 웹’ 개발
- 상점 입지·고객 성향 등 분석
- 스마트폰 기반 ‘제로고’도 출시
- 마케팅비 줄이고 고객엔 포인트
- 내년 ‘테슬라 요건’ 상장 검토

   
소상공인 사업을 돕기 위해 출발한 제로웹은 빅데이터 기술로 내년 기술특례상장을 준비 중이다. 사진은 제로웹 이재현(오른쪽) 대표가 직원과 업무를 보는 모습. 전민철 기자
■빅데이터로 1000억 대 성장

제로웹은 오프라인 영업 활동에 치우친 소상공인의 경영을 돕기 위해 모바일 웹페이지 제작업체로 탄생한 스타트업이다. 이 사업을 기초로 빅데이터 기술을 입혀 현재 기업가치 1000억 원대의 스타트업을 만들었다.

제로웹은 2012년 설립됐다. 소상공인을 위한 모바일 웹페이지를 제작했다. 변화의 계기는 설립 직후 시작됐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벤처캐피털로부터 55억 원을 투자받았다. 제로웹은 이 자금을 곧바로 기술 개발에 투입했다. 제로웹이 개발한 영역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기술명은 ‘스팟(Spot)’으로, 휴대전화의 신호를 추적해 골목 곳곳의 인력 이동을 추적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전국에 1만 개가 설치됐다. 두 번째 기술은 ‘체크인(Check-in)’이다. 건물 내의 인력 이동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건물 내의 사람 움직임은 위성도 잡지 못한다. 제로웹은 건물 내부 각 사무실에 설치된 와이파이 신호가 거리가 길어질수록 약해진다는 사실에 착안해 와이파이 신호를 추적해 사람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제로웹 홈페이지.
두 기술은 제로웹의 모바일 웹페이지와 연동돼 소상공인에게 엄청난 혜택을 줬다. 그동안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소상공인은 모바일 웹페이지에서 이뤄지는 클릭 수와 재방문율, 구매율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아울러 ‘스팟’과 ‘체크인’ 기술을 연동해 어떤 자리에 입점해야 할지 또는 연령과 성별 직업 분포를 파악해 특정 시간대에 누가 가게를 찾아올지를 분석했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뿌렸던 광고 전단은 가게에 찾아올 사람에게만 특정해 진행하는 장점까지 얻었다.

현재 제로웹은 소상공인을 위한 스마트폰 기반의 신규 서비스 ‘제로고’를 출시했다. 스마트폰으로 주변의 음식점 등 다양한 상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각 상점은 마케팅 비용을 절감한 만큼 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포인트를 돌려준다. 이 포인트는 현금으로 활용하거나, 이용 상점 할인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로웹은 올해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인 아닌디야 고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석좌교수를 이사로 영입했다. 고즈 교수는 그동안 연구한 모바일 생태계 분야와 제로웹의 사업 영역이 같아 제로웹에 동참했다. 제로웹 이재현 대표는 “기업 가치는 1000억 원으로 평가받는다”며 “내년 ‘테슬라 요건’ 상장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테슬라 요건 상장은 매출 등 상장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기술력이나 성장성이 높은 유망기업의 기업 공개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다.

민건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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