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구하는 것을 사실상 포기한 ‘구직 단념자’ 수가 지난달 60만 명에 육박하며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취업자 수가 고령층에서만 증가세를 보일뿐 실질적인 고용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지난달 전국의 구직 단념자 수가 지난해 2월(54만2000명)보다 4만1000명(7.6%) 증가한 5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2월 기준 최고치다. 2014년 2월 구직 단념자 수는 26만7000명이었다. 5년 만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구직 단념자는 취업 의사와 능력은 있지만 노동시장적인 사유로 구직 활동을 스스로 포기한 사람 중 1년 안에 구직 경험이 있었던 사람을 의미한다.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인구도 늘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활동 상태가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는 지난해 2월(202만8000명)보다 13만8000명(6.8%) 증가한 216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매년 2월뿐 아니라 모든 달을 통틀어서도 2003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달 구직 단념자와 ‘쉬는’ 인구가 급증했다는 것은 같은 달 전반적으로 개선된 국내 고용 시장이 핵심 경제 인구를 중심으로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 구직 단념자는 취업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청년층과 우리 경제의 핵심 연령대인 중년층에서 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전국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13개월 만에 최대치(국제신문 지난 14일 자 2면 보도)를 기록했지만, 50대 실업자 수는 20만6000명으로 199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이런 흐름은 부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전국의 30대와 40대 고용률도 각각 74.9%와 78.3%로 지난해 2월보다 0.5%포인트와 0.2%포인트 하락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