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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희망벨트 <3-4> 플러스 벨트- 원천기술 플러스

정부 R&D 20조 마중물 … 조선·자동차·해양 ‘기술자립’ 박차

  •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  |   입력 : 2019-03-24 19:32:1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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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천기술 선진국 의존도 높아
- 매년 지재권 5조 원 안팎 적자
- 조선사들 LNG선 수주 행진에
- 프랑스 회사 로열티로 돈방석

- 과기부, AI 등 투자 대폭 늘려
- 4차 산업혁명시대 선도 포부
- 부산 특허 상용화 사례 증가세
- 클러스터 구성 등 기회 살려야

올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이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 산업 고도화와 4차 산업혁명의 성패가 원천기술력에 달린 만큼 해마다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정부의 R&D 투자 확대는 부산지역 경제에도 호재다. 조선 자동차 해양 방산 원전 등 다양한 산업 벨트와 풍부한 연구 인력을 갖춘 부산은 원천기술 개발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국내 조선사는 17만 t급 1척을 건조할 때마다 선박설계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에 로열티로 선박 가격의 5%를 지급한다. 국제신문DB
■대외 의존도 높은 원천기술력

국내 원천기술력은 여타 경제지표에 비해 밑바닥이다. 2003년 기술무역 통계를 시작한 이래 해마다 수조 원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다.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7년도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46억7800만 달러에 달했다. 한 해 동안 원화로 5조3000억 원이 원천기술 사용료로 지급된 셈이다. 그나마 근년 들어 베트남과 중국에 기술 수출이 늘면서 다소 적자 폭이 줄었지만,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원천기술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규환 의원이 발표한 미국 의회조사처(CRS) 보고서를 보면 2016년 기준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표준 특허 누적 건수는 미국이 150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은 336건이었다. 한국은 95건으로 4차 산업혁명 분야 관련 핵심 특허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어렵게 확보한 원천기술도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국내 특허출원의 경우 2017년 기준 GDP(국내총생산) 10억 달러당 86.1건, 인구 100만 명당 출원 건수 3189건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1위다. 하지만 정부 R&D로 국내에 등록된 특허 중 ‘SMART 특허 평가시스템’의 9개 등급 중 상위 3개 등급 이내(23%)인 우수 특허 비율은 5.4%로 민간 R&D의 7.9%보다 낮다. 국내 출원과 동시에 해외출원을 진행한 대상 국가 숫자도 1.7개국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어렵게 취득한 특허의 현장 활용도가 낮다는 것이다. 특허 출원만 요란할 뿐, 실제 상용화와 기술 수출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다는 지적이다.

원천기술력 부재로 인한 손실은 부울경 지역 중추산업인 조선업에서 쉽게 확인된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는 세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발주량의 87%를 수주했다. 올해도 발주된 12척 중 10척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국내보다 더 수주를 반기는 곳은 LNG운반선 설계 업체이자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Gaztransport & Technigaz)다. 국내 조선사는 17만 t LNG선 1척을 건조할 때마다 선박 가격의 5%인 1000만 달러(112억 원)를 GTT에 로열티로 지급한다. 국내 조선 3사가 지난해 수주한 LNG 운반선이 66척인 것을 고려하면 원천기술료로만 7400억 원을 프랑스에 지불한 것이다.
   
■정부 R&D 중장기 투자 원년

정부는 최근 ‘2020년도 정부연구개발 투자방향 및 기준안’을 발표했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대폭 늘렸다. R&D 투자 여력이 없는 지역 중소기업과 부족한 연구 자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과 연구기관에는 희소식이다. 기준안의 주요 내용은 과학기술 역량 확충을 위해 연구자가 주도하는 기초연구 예산은 올해 1조7100억 원에서 2022년 2조520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R&D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전용 예산을 올해 1조7000억 원에서 2022년 2조1000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가 R&D 사업을 수행할 때 연구 장비의 공동 활용도 지원키로 했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지능형 센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 연구·개발에 지속해서 투자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드론, 미래 자동차, 스마트팜,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 바이오 헬스, 핀테크 등 혁신성장 선도 분야에 지원도 강화된다. R&D 사업을 효율적으로 기획 관리하기 위해 올해 도입된 ‘패키지형 R&D’ 투자플랫폼의 적용 대상은 내년에 더 늘린다. 현재 대상인 자율주행차, 정밀 의료, 미세먼지, 고기능 무인기, 지능형 로봇, 스마트시티, 스마트그리드, 스마트팜 등 8대 분야에 인공지능과 신재생에너지를 더해 10대 분야로 확대한다.

과기정통부 강건기 연구개발투자심의국장은 “예산 투입만으로 원천기술력이 확보될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기술의 상용화와 실용화를 위해 세법은 물론 자율 주행과 관련된 도로교통법 등 각종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천기술력이 답이다

최근 부산에서도 크고 작은 원천기술 개발과 함께 민간기업에 이전되는 성공 사례가 늘고 있다.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김창석 교수 연구팀은 광섬유 센서 네트워크를 탑재한 건축 구조물이 스스로 진동·변형 등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고 안전을 진단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특허 출원과 원천기술 등록까지 마치고, 광섬유 전문 기업에 기술 이전을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부산대 산학협력단과 부산대병원 의생명연구원이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개발기업인 ㈜에이아이인사이트와 원천 특허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이 원천기술은 ‘신개념 안과 질환 진단 기술’로 벌써 미국과 유럽의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성과를 거두지만, 좋은 입지 여건을 갖추고도 원천기술 개발 기회를 놓치는 아쉬운 사례도 있다. 해양 미세조류를 이용해 연료를 만드는 ‘바이오디젤’ 원천기술이 그 예다. 2009년부터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이 사업은 올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부산은 드넓은 해양과 자동차 생산공장 등 최적의 여건을 갖췄지만, 바이오디젤은 인천 서해 바다에서 인하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다.

수소 선박의 원천기술도 비상이 걸렸다. 부산대 이제명(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미국 독일 노르웨이 일본 등에서는 20여 건의 수소 연료 선박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며 “기술 검증이 완료된 선진국은 이미 상용화 수준으로 연구를 진행해 시장 독식마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경성대 김해창(환경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국내산업은 선진기술을 뒤쫓아 가는 추격자(Fast follower)로서 경쟁력을 유지했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연구·개발과 원천기술을 가진 선도자(First mover)가 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중앙정부의 투자를 기다리기보다는 관·산·학·연 네트워크 강화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술 파트너십, 산업별 클러스터 구성 등 창의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 정부R&D 중장기 투자전략(2019~23)

기술 분야

대분야

중분야

자율주행차

기계·제조

자동차

ICT·SW

빅데이터 AI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밀의료

생명·보건의료

바이오 융·복합 유전체

스마트시티

건설·교통

도시 국토 사회기반시설 물류

지능형로봇

기계·제조

로봇

ICT·SW

빅데이터 AI

고기능무인기

우주·항공·해양

항공

ICT·SW

빅데이터 AI

스마트팜

농림수산·식품

농축수산 생산 융·복합

미세먼지 저감

환경·기상

기상 기후 대기 환경보건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자원

전력 
에너지저장

인공지능(AI)

ICT·SW

빅데이터 AI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자원

신재생에너지

지역R&D

 

지역R&D

※자료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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