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투자 도시로 자생력 키워
- 레그테크 기반으로 성장한 후
- 유라시아 금융도시 전략 필요
‘금융기관’이 아니라 ‘산업’이 문제라는 데 공감한다면 부산에 적합한 금융산업 섹터는 무엇일까?
신한금융지주 김지욱 경영혁신본부장은 금융중심지 10주년 세미나에서 부산을 ‘자산운용 허브’로 키울 것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자산운용 전문기업인 ‘노던 트러스트’는 뉴욕이 아닌 시카고에 있고, ‘브리지워터’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있다. 신한금융 본사는 부산에 올 수 없지만 자산운용사는 서울이 아닌 부산에 올 수 있다”며 “부산이 자산운용사 유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서대 김홍배(글로벌경영학부) 교수도 31일 “해외 사례를 볼 때 수도가 아닌 제2 도시 등 금융그룹 본사가 없는 지역은 자산 운용이나 대체 투자 도시로서 발전해 왔다”고 강조한다. 그는 “부산도 대체투자 중심지로서 자생력을 키운 뒤 2단계 핀테크-레그테크 금융중심지, 3단계 유라시아 금융중심지로 나아가는 단계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체 투자 분야는 선박 공항 등 인프라 투자를 비롯해 탄소배출권, 영화 산업, 파생 헤지 등 테스트베드 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는 특히 이를 위해선 지금 추가 이전이 논의되는 산업은행보다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들의 대체 투자 부서를 유치해 대체금융중심지로 키우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부경대 이유태(경영학부) 교수는 ‘레그테크(RegTech 규제+기술)’에 주목, 부산을 ‘아시아의 레그테크 선도 도시’로 만들자고 제안한다. 최근 규제의 디지털화가 트렌드로 AI 머신러닝 등 IT 신기술을 활용해 금융 규제를 준수하고 소비자 보호를 실현하는 것이 레그테크의 개념인데 규제·감독기관, 금융회사 및 레그테크 업체를 유치해 레그테크 생태계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부산시에 레그테크 혁신센터,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민관 준법 솔루션 연구소’ 등 기구를 설립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국가적 협약 및 네트워킹을 강화해 ‘핀테크 중심 서울’과 구분되는 레그테크 중심, 규제 대응을 선도하고 소비자 보호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착한 금융중심지’로 부산을 키워가자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부산시는 지난해 남북경협금융센터와 위안화 허브 설립 등 어젠다를 제시한 바 있다.
금융중심지 부산을 내실 있게 키워가기 위해선 이처럼 전문가가 제기하는 다양한 담론을 토론과 검증으로 정리하고 일치된 목소리로 구성해 행정·정치 지원으로 구현해갈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국제금융진흥원을 관 주도인 현 부산경제진흥원 산하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를 확대 개편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금융중심지 전략을 실질적으로 기획하고 이끌어갈 조직으로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