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유 상대적 오름세에도 소비↑
- 세금인상 억제효과 크지 않을 듯
올해 경유 가격이 휘발윳값의 93% 수준까지 상승해 두 유종 간 가격 격차가 2009년 이후 최소치를 기록할 정도로 근접했다. 이는 휘발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유 가격의 매력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경유 소비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경유세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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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부산 사상구의 한 주유소에 명시된 유가. 휘발유 1499원, 경유 1399원으로 가격 차이가 6.67%밖에 나지 않는다. 김종진 기자 |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넷째 주(24~30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자동차용 경유의 평균 가격이 1287.06원(이하 ℓ당)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같은 기간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평균 1388.16원이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윳값의 92.7%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이 비율은 휘발유 재고 증가 등으로 휘발윳값이 하락했던 2009년 1월 넷째 주(93.8%) 이후 주간 기준 최고치다. 월간 기준으로도 2009년 1월(96.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달 넷째 주 부산의 경유 가격도 평균 1272.94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휘발유 평균 가격(1373.88원)의 92.7%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 비율은 지난해 3월 넷째 주만 해도 86.9%(경유 1330.34원, 휘발유 1531.38원) 수준이었다.
그간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비율은 통상 100 대 85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 2005년 5월 정부가 경유 승용차 급증으로 대기 오염이 악화하는 것을 막고자 경유 소비자 가격을 휘발유 대비 70%에서 85%로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에는 경유 가격 비율이 줄곧 90% 이상을 나타냈다.
두 유종 간 가격 격차가 줄어든 주요 원인은 휘발윳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석유공사의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급락하면서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유 가격이 오르는 데도 소비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석유공사는 지난 1, 2월 누적 휘발유 소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경유도 10.0% 늘었다. 휘발유와 경유 간 가격 차이가 줄면 경유 소비량이 감소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셈이다.
이를 놓고 유류업계에서는 정부가 검토 중인 경유세 인상이 현실화되더라도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또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 함유량 환경 규제’에 앞서 경유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유종 간 가격 격차가 앞으로 더 좁혀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