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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창업1번지로 <13>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 과제

정보독점 해소·규제 풀어 스타트업 성장과실 함께 누려야

  • 민건태 기자
  •  |   입력 : 2019-04-08 20:03:43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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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업체가 국내외서 안착해도
- 벤처캐피털 등 소수만이 혜택
- 펀딩 통해 다수에 참여기회 주고
- 재력 갖춘 리딩투자자 역할 중요

- 후원형 펀딩은 전자상거래법
- 지분형은 자본시장법 적용 불편
- 타이탄인베스트 등 개선 호소
- 소상공인 영역도 관심 기울여야

최근 3년 동안 부산지역에 창업 인프라가 급속도로 늘었다. 부산시가 운영 중인 창업 투자 펀드는 3400억 원에 달한다. 공공기관의 창업 보육 센터는 물론, 최근에는 서울에서 운영되던 창업 투자 전문 기관이 부산에 문을 열고 있다. 지역의 민간 기업 역시 창업가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창업과 관련해서는 개선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벤처캐피털(VC)을 중심으로 한 소수의 투자자만이 지역의 스타트업 관련 정보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로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그 과실을 고스란히 소수의 투자자만이 가져가게 되는 구조다. 스타트업에 관한 정보를 널리 알려 투자를 유도하는 구조를 가진 크라우드 펀딩이 필요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이 활성화되면 스타트업과 관련된 정보가 다수의 투자자에게 공개되므로, 제도를 개선해 크라우드 펀딩을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스타트업 또는 기업이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해 협업을 진행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나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한국예탁결제원이 부산에서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 로드쇼’의 행사 장면. 국제신문 DB
■규제에 막힌 크라우드 펀딩

지역 건설사 대성문은 2017년 P2P 대출 분야의 크라우드 펀딩업체 ‘타이탄인베스트’를 설립했다. 부동산 가치는 충분히 있지만, 자금 조달이 어려운 건설 현장에 P2P 대출로 자금을 끌어모아 건축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출 과정에는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가 참여하므로 크라우드 펀딩으로 분류되는 사업이다. 올해 2월 기준 타이탄인베스트의 투자 금액은 212억 원을 돌파했다. 연평균 수익률은 12.2%에 달하며, 부실률은 0%를 자랑한다.

타이탄인베스트는 P2P 대출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창업 관련 크라우드 펀딩 사업에 진출한다. 이달부터 추진하는 사업은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 분야다. 지역 스타트업을 발굴해, 발굴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대중에게 판매하는 사업이다. 앞으로는 지분 투자를 진행하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VC로 발돋움한다.

크라우드 펀딩 관련 규제는 타이탄인베스트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P2P 대출은 단기금융업법의 적용을 받지만,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은 전자상거래법을 따른다. 지분형 크라우드 펀딩은 자본시장법이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후원형과 지분형 크라우드 펀딩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야 하지만, 법이 모두 달라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법적인 규제는 크라우드 펀딩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타이탄인베스트 관계자는 “아직 부산지역은 크라우드 펀딩 이해도가 낮아 투자자를 찾을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이 문제를 이른 시간에 해결하려면 서울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 우선 지역 시장에 크라우드 펀딩 기반을 닦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 펀딩 참여 기업을 업력 10년 이하로 한정해 15억 원 이하의 금액이 투자되도록 규정한 것 역시 지나친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중소기업까지 참여를 유도해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기업에게는 추가로 엔젤 펀드 투자가 이뤄지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VC 투자가 이뤄지는 데는 최소한 6개월 이상의 기간이 걸리므로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기업에 곧바로 추가 투자가 이뤄지는 구조를 정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식계좌를 사용해야 하는 등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소상공인까지 혜택

   
부산지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타이탄인베스트가 이달부터 건설 부문 P2P 대출형 사업에서 창업기업을 위한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사진은 타이탄인베스트 임직원이 새로운 사업 성장을 다짐하는 모습. 타이탄인베스트 제공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포털 ‘크라우드넷’을 보면, 소상공 영역이 크라우드 펀딩 성공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이른다. IT·영상이 34%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29%)에 이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콜즈다이나믹스 강종수 대표는 “기술 창업도 중요하지만, 소상공 영역에서의 관심도 필요하다”며 “최근 부산에서 소상공·생계형 창업이 많이 이뤄지므로, 크라우드 펀딩으로 이들의 사업을 널리 알려 성장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소재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은 전국 단위 사업으로 다양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이들의 마케팅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크라우디는 부산지역 막걸리 제조사 ‘제이케이크래프트’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을 이달 진행하고 있다. 제이케이크래프트는 ‘부산 청년이 양조한 향기로운 술’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사업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이 기업이 빚은 막걸리 ‘기다림’은 자연재료를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이 기업의 가치는 20억 원 수준이다.

크라우드 펀딩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면 부산 창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 수 있다. 지인이 암암리에 투자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스타트업의 팬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거나, 지역의 선배 기업인이 관심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구조도 정착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오픈트레이드 고용기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 성공을 위해서는 자금력이 뒷받침된 ‘리딩 투자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며 “지역에 ‘리딩 투자자’를 많이 만들면, 자연스레 크라우드 펀딩도 정착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건태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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