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탓이오’ 캠페인·권고적 당론 필요
- 의원 줄여 검증된 인물만 선출 주장도
내년 4월 21번째 총선이 열리지만 국회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참신한 인물도 국회에만 가면 기성 정치의 구태에 물드는 악순환이 반복돼온 탓이다. 자신의 전문 분야나 지역에서 이름 날렸던 이들을 ‘그렇고 그런’ 정치인으로 만드는 국회의 문제점은 뭘까. 20대 국회가 저무는 지금 부산 울산 경남(PK) 초·재선 의원에게 그동안 지켜본 기성 정치의 문제점과 그에 따른 해법을 들어봤다.
국회의원들은 국회에 대한 불신의 원인으로 ‘막말’을 꼽았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부산 연제) 의원은 21일 “막말이 본인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정치 불신을 가중시킨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국회의원의 막말은 자신의 품위 손상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당장 정당 지지율을 깎아 먹기도 한다. 일례로 자유한국당은 세월호 막말 논란에 휩싸여 지지도가 휘청거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5~17일 전국 성인 1514명을 조사(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한 결과 논란이 불거진 지난 17일의 지지도는 전날(34.6%)과 비교해 29.5%로 5.1%포인트 떨어졌다. 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은 ‘내 탓이오’ 캠페인을 제안했다. 전 의원은 “20대 국회가 끝나가는 지금 의정 활동 중 아쉬웠던 점을 고백하는 운동을 펼치는 건 어떨까”라고 했다.
당론으로 의원을 옥죈다는 지적도 있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사상) 의원은 “초선 시절 내가 본 국회는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전쟁터였다. 국회가 전쟁터로 활용되니까 의원들이 집단화되고 의원 개개인은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권고적 당론과 프리 보트(free vote)를 제안했다. 프리 보트란 정당 정책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 투표제를 말한다.
국민적 불신이 높은 만큼 아예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얘기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은 “지금도 의원 수는 많다. 의원 수를 줄여 더 검증된 사람만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정치 불신을 줄일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비례대표를 50명 줄인 뒤 점차적으로 지역구 의원 수도 50명 줄이자”고 제안했다. 하 의원은 “비례대표가 전문 분야를 대표하는 시대는 지났다. SNS 등으로 의원이 자신을 직접 홍보할 수 있는 시대에 지역구 의원도 자신의 전문 분야가 없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비례제가 지닌 전문성을 지역구 의원도 지닐 수 있으므로 비례의원직은 없어져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