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요구보다 3배 이상 많아
- 영구채 매입 땐 재무구조 개선
- 지주사 금호고속에도 1300억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총 1조7300억 원 규모의 채권단 자금이 지원된다. 이는 애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에 요구한 것보다 3배 이상 많은 액수다. 아시아나항공 자구안에 ‘신뢰할 만한’ 내용이 포함돼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 원을 투입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조6000억 원은 ▷영구채 매입 5000억 원 ▷신용한도 8000억 원 ▷스탠바이론(보증한도) 3000억 원으로 구성된다. 영구채는 유사 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5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채권단이 사들이면 재무 구조가 개선되고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게 정부와 채권단 설명이다. 스탠바이론은 아시아나항공이 필요하면 빼다 쓰고 갚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개념의 대출이다.
산은은 1조6000억 원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에도 브리지론 형태로 1300억 원을 지원한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금호고속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브리지론은 자금이 급히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도입되는 대출을 의미한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채권단의 금융지원 규모는 금호고속을 포함해 총 1조7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애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요청한 액수(5000억 원)나 시장의 예상(1조 원)보다 크게 웃돈다. 홍 부총리는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합병(M&A) 동의’를 포함해 신뢰할 만한 자구안을 제출하고 영업 상황도 비교적 양호하다”며 “올해 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인수·합병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산은 측도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매각에 유리하고 회사 안정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채권단은 이날 금호산업과 특별 약정도 체결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전체 지분의 33.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체로서 최대한 진정성을 갖고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주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