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세 사업장 산업 재해에 취약
- 원청, 하청노동자도 시스템 보호
- 정부 ‘공생 협력 프로그램’ 참여
- 하청 유해·위험요인 개선 지원
- 대한제강 무재해 포상금 실시
- 신세계면세점은 스트레스 관리
- 스마트팩토리 도입 서두르고
- 학교·사회서 안전교육 실시를
영세한 사업장일수록 산업 재해에 취약하다. 지난해 기준 5인 미만 작업장의 재해율(근로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 수 비율)은 0.81%로 전체 사업장 중에서 가장 높았다. 중대 재해로 인한 하청업체 근로자의 사망률도 높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796명) 가운데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309명) 비중이 38.8%를 차지했다. 하청업체의 사고 가능성을 줄이지 않는 이상 산업 현장의 안전은 보장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소규모 하청업체는 안전 활동을 할 기술력과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원청은 근로자가 소속에 상관없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위험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갈수록 원청의 산업 재해 예방 의무와 역할을 강조하는 추세를 반영해 지역 업체의 안전 관리 노하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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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조선 직원들이 ‘주변 화재위험 요인을 확인합시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각 사 제공 |
■원·하청 소통이 핵심
대선조선은 대표이사 직속의 안전환경실을 중심으로 안전 보건 환경 파트를 따로 두고 체계적으로 업무를 분담한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안전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며 “법으로 요구하는 수준이 100이라면 우리는 그 이상의 시스템을 갖추고 관리한다”고 말했다.
선박 건조 현장은 한정된 공간에 여러 협력업체가 섞여 작업하는 특징을 가졌다. 대선조선만 하더라도 협력사가 30곳이 넘는다. 이 때문에 산업 재해를 예방하려면 협력업체의 협조가 필수다. 대선조선은 매달 협력사 대표가 참석하는 협의회 자리를 마련하고,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협력사에는 ‘컨설팅’도 제공한다. 또 작은 재해라도 일어나면 전 업체와 사고 원인 및 조치를 공유해 업무에 참고하도록 한다.
근로자들이 산업 재해 예방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캠페인 활동도 꾸준히 벌인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경영자와 근로자가 안전 문제에 인식을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근로자 스스로 안전하게 일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운용하는 ‘공생 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업체들도 있다. 원청 주도로 협력업체의 안전·보건관리를 지원하는 것으로, 위험성 평가 등을 벌여 협력업체가 유해·위험 요인을 개선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대한제강 부산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글로벌)은 안전 관리에 ‘원·하청 간 소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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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강 직원들이 신평공장 사무동 앞에서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산업재해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각 사 제공 |
특히 대한제강은 2013년에 안전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선포와 함께 산업 재해 예방 활동을 강화했다. 대한제강 관계자는 “최고 경영자가 안전을 중시하니 자연스럽게 부서장과 직원들도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재해 달성’을 목표로 근로자들이 참여하는 포상금 제도를 운용하고, 환경정화 활동을 비롯한 캠페인도 벌인다.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생협력 프로그램’ 일환으로 근무환경 개선도 지원한다. 대한제강 관계자는 “50인 미만 사업장은 현장의 위해·위험 요인을 자체적으로 발굴하고 개선하면 안전보건공단이 ‘위험성 평가 인정’을 하고 혜택을 제공한다”며 “현재 업장에 상주하는 협력업체가 전부 안전보건공단의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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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글로벌) 직영·협력사 직원들이 ‘공생협력 프로그램’ 지원으로 함께 동호회 활동을 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각 사 제공 |
신세계면세점 역시 직원 안전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면세점 관계자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현장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점검과 조사를 벌인다”고 말했다. 직원 개인마다 안전 매뉴얼이 적힌 카드를 지급해 정보를 제공하고, 무재해 운동 게시판도 설치했다. 다른 사업장과 달리 직접 고객을 응대하며 감정노동을 하는 서비스 종사자가 많은 만큼 근로자의 스트레스 관리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산업 재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근로자가 만든 모임이나 동호회 활동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산재 예방 효과 높이려면
산업 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근로자에게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시설의 중요성은 지역 한 대학이 한 연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동아대 산학연연구단지조성사업단이 수행한 ‘2018년 서부산지역 스마트팩토리 구축 수요 및 도입 효과 분석’을 보면 스마트팩토리(제품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공장 )를 도입한 사업장의 재해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필요한 대기 공정을 줄여 근로자의 피로도를 낮추는 효과도 증명됐다.
안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산업 재해에 경각심이 커지면서 대부분 업체가 안전 프로세스를 갖췄지만, 여전히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고 안전을 해치는 행위 때문에 사고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일본이나 선진국을 보면 어린 시절부터 안전 수칙을 체계적으로 배우지만, 우리는 산업 현장에 투입되고 나서 교육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는 사업주가 안전을 책임지도록 하는데, 그 이전에 학교나 사회에서 안전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업체 차원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교육 받을 기회가 적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대한제강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가 안전보건공단에서 교육받기를 원한다”며 “교육 기회를 많이 제공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공동기획: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