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문위, 시뮬레이션·설문 토대
- “현행 계획 땐 일조권·공익 훼손”
- 시 “경관심의위 열면 활용 계획”
- 평균 6층·850가구 감소 예상
- 조합 측 “자문안 수용 못한다
- 필요하다면 행정소송도 불사”
- 당초 재정비 계획 준수 요구
부산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 촉진지구 재개발과 관련한 시민자문위원회(자문위)의 최종 자문안이 5개월여 만에 발표됐다. 자문안에는 4개 구역 중 2개 구역에서 최대 용적률을 현행 810%에서 81%포인트를 줄인 729%로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개발 조합에서는 법적인 근거도 없는 자문위의 자문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하는 것은 물론 행정소송까지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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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혁 시민자문위원장이 29일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 촉진 사업 자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부산시민공원 재정비 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조합장들이 29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시민자문위의 결정에 반발하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자문위·조합 쟁점은
최종 자문안 발표에 앞서 자문위는 자체 시행한 ‘시민공원 일조 시뮬레이션’의 결과를 공개했다. 현행 계획대로 건물이 들어서면 시민공원 내 총일조시간이 4시간이 안 되는 지역이 19.12%나 생기고, 2시간이 안 되는 곳은 23.27%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자문위는 자체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며 부산시민 83.3%가 기존 계획대로 아파트가 조성되면 시민공원의 공익이 훼손된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자문위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시민공원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1구역(상업지역)은 현재 810%인 용적률 비율을 10%(전체 용적률에서 81%포인트 축소) 줄일 것 등을 요구했다. 2-1구역(상업지역)은 현재 초등학교·중학교·소공원 부지로 예정된 지역에 재계획을 수립하면 기존 65층인 최대 층수와 용적률 810%를 유지하도록 했다. 그렇지 않으면 층수를 줄이고 용적률도 1구역과 같이 810%에서 81%포인트 축소하도록 했다.
3구역(주거지역)은 현재 최대 60층으로 돼 있는 건물 층수를 평균 35층 이하, 최고 45층 이하로 줄이고 용적률은 300%에서 270%로 줄이도록 했다. 4구역(주거지역)도 층수를 현재 49층 이하에서 평균 35층 이하, 최고 45층 이하로 줄이도록 했다. 현행 300%에서 5%가량 용적률 비율을 축소하는 안도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용적률 비율이 10%가량 줄면 65층인 건물은 층수가 6층가량 줄고 시민공원에 들어설 예정이던 전체 8524가구 중 850여 가구가 줄 것으로 예상했다. 시민자문위 양재혁 위원장은 “용적률은 조합원 가구 수 대비 분양 가구 수를 고려해 조합에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민공원 재정비 촉진지구 조합은 자문위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자문위 기자회견이 열리는 부산시청에 조합원 300여 명이 몰리면서 시는 시청 출입문을 폐쇄하기도 했다. 이날 자문위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조합은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공공성 확보라는 명분으로 자문위를 구성했지만, 자문위의 시민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2008년 시가 재정비 촉진계획에서 고시한 층수 및 용적률은 지역 주민이 요구한 것이 아니고 시민공원을 짓기 위해 그 정도의 층수와 용적률은 불가피하다는 시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3구역 황기원 조합장은 “지역 주민의 사유재산권 침해는 아랑곳없이 행정 편의 논리로 일관성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촉진구역 부지를 촉진계획 고시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려 놓을 것을 촉구한다. 필요한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반박했다.
시민단체도 불만이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자문위가 의견을 도출한 것은 반길 만하지만 자문안이 공공성을 확보하기에는 부족하다. 시가 좀 더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관심의위 개최될까
부산시는 2007년 시민공원 주변을 6개 구역으로 나눠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했다. 이듬해 재개발 계획을 결정하고 고시했다. 당시 최고 층수 60~65층 등의 내용을 담은 계획은 주민 공청회와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확정됐다.
이 중 5구역에 해당하는 시민공원은 2014년 준공했다. 나머지 2-1구역과 3구역, 4구역은 조합 설립과 시공사 선정 과정까지 마쳤다. 2-1구역과 3구역은 경관 심의를 신청했지만, 시가 유보 결정을 내린 상태다. 4구역은 경관 심의까지 통과했다. 1구역과 2-2구역은 아직 조합을 설립하지 못했다. 이날 자문위 발표에서 조합 설립 추진위 단계까지 가지 못한 2-2구역 내용은 빠졌다.
시는 지난해 11월 열린 경관심의위원회에서 시민공원 이용객을 고려한 건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민 자문을 구할 때까지 2-1구역과 3구역의 의결을 보류하기로 했다. 이후 시의원 시민단체 관계자 건축·도시계획 전문가 등 16명으로 구성된 자문위가 결성됐고 자문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지난 12일까지 여섯 차례 회의를 열었다. 만약 조합이 자문안을 받아들인다면 자문안을 반영한 새 계획을 짠 뒤 다시 경관 심의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조합에서는 자문위 자문안을 거부하고 행정소송까지 예고하면서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 촉진지구 재개발 사업 일정은 불투명해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자문위가 마련한 최종 자문 결과를 향후 열리는 경관·건축위원회의 심의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