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액 외화 인터넷 환전 신청도

이달 말부터 해외에서 물건을 살 때 현금이나 신용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여행이나 출장에서 돌아온 뒤 외국 화폐가 소량 남으면 인터넷으로 환전을 신청해 원화로 바꾸는 것도 가능해진다.

기획재정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외국환 거래법 시행령’ 및 ‘외국환 거래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시행 일자는 오는 28일이다.

비금융사의 외국환 업무 범위에 ‘전자화폐·선불 전자지급 수단 발행 및 관리업’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에 설치된 선불 전자지급 앱(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만으로도 해외에서 결제하는 게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해외에서 물건을 사려면 외화나 신용카드로 결제해야 했다. 다만 국내 핀테크 업체와 제휴를 맺지 않은 해외 매장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자 지급 앱을 이용하면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수수료(1% 수준)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환전 영업자가 2000달러 이하 범위에서 외국 통화를 매입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금은 매각만 할 수 있다. 해외여행이나 출장 후 외화가 남으면 온라인으로 환전을 신청한 뒤 환전업자를 직접 만나 외화를 건네고 원화를 받게 된다.

기재부는 새마을금고와 신협 중앙회가 해외 직불카드를 발행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들 상호금융에서 발행되는 직불카드는 현재 국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다국적 기업과 거래하는 국내 업체가 거래 대금을 해당 기업의 자금 관리 계열사에 지급하려면 지금은 사전에 신고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30일 내 사후 신고’로 바뀐다.

규제가 완화되는 만큼 감독기관의 권한도 강화된다. 금융감독원이 한국은행과 국세청에 요구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가 ‘소액 송금 업체 감독 관련 자료’에서 ‘이를 포함한 금융기관 감독 자료’로 확대된다. 또 외환 감독기관이 필요하다면 ▷출입국 사실 증명 ▷외국인 등록 사실 증명 ▷해외 이주 신고 확인서 등 행정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