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룩 현상에 화질도 너무 낮다”
- 유명 작가 미디어작품 상영 변경
- 2007년 설치 후 10년 넘게 사용
- 마이스 행사 유치는 열 올리면서
- 부산 대표 컨벤션시설 관리 허술
- 관련 인프라 확충·보완 서둘러야
벡스코가 보유한 멀티비전(전광판)이 낡아 최적의 화질을 구현하기 어려워 세계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까닭에 개막을 앞둔 국제행사 ‘아트부산 2019’는 해외 유명 작가의 미디어 작품 상영 계획 일부를 수정하게 됐다. 부산의 대표적인 컨벤션시설이 글로벌 행사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역의 전시장 수준이 저평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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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벡스코 제1 전시장 안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이 오래돼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영상으로 틀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26일 멀티비전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
벡스코는 노후화된 멀티비전(2560·8400㎜ 2대, 2560·1만6680㎜ 1대)을 다음 달 수리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부대시설 중 하나인 멀티비전은 2007년 한 광고대행업체가 영업권을 독점하는 조건으로 설치했다가 2014년에 수익성 악화로 손을 떼고 나간 후 지금까지 벡스코가 관리하고 있다. 현재 제1 전시관 내부(2대)와 사무동 외부(1대)에 설치돼 있다.
벡스코 측은 멀티비전을 10년 이상 사용해 얼룩 현상을 비롯한 노후화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멀티비전 화면에 프로그램이 전송되지 않아 부분적으로 보수를 진행했고, 지난 3월 벡스코 자체 행사인 ‘부산국제보트쇼’가 열렸을 때도 내부에서 화질 문제가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벡스코 관계자는 “수리에 최소 3억 원의 예산이 들어 바로 추진하지 못하다가 통신사를 새로 선정하면서 계약 조건에 멀티비전 보수를 포함하게 됐다”며 “오는 11월 벡스코에서 열리는 한·아세안정상회의 행사에도 멀티비전을 사용해야 하므로 다음 달 중에는 교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벡스코 제1 전시장에서 열리는 ‘아트부산 2019’에는 낡은 멀티비전을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아트부산 측에 확인한 결과 이 행사에는 해마다 벡스코의 멀티비전을 임대해 전시에 활용했다. 그 가운데서도 야외 기기는 메인 행사장인 제1 전시장에 입장하지 않고도 많은 시민이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하려는 취지로 사용됐다. 이번에도 해외 유명 작가인 ‘페트라 코트라이트’의 영상물(i thot i wuz free)을 멀티비전으로 구현할 계획을 세우고 홍보까지 마쳤지만 기기 상태가 좋지 않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페트라 코트라이트는 미국 타임스 스퀘어의 디지털 아트 전시회 ‘미드나이트 모멘트(Midnight Moment)’에 선정되는 등 해외에서 크게 주목받는 작가다. 아트부산 관계자는 “유명 작가의 미디어 작품을 겨우 받았는데 제대로 상영할 수 없게 돼 속이 탄다”며 “해당 작가와 의논해 낡은 멀티비전에 상영해도 문제가 부각되지 않을 만한 작품을 다시 선정했다”고 말했다.
예술 분야 전문가는 해외 참가업체가 많은 글로벌 행사에서 부대시설 관리가 제대로 안 된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벡스코 관계자는 “아트부산 측에 지난해보다 멀티비전 상태가 악화됐다고 사전에 전달했고 현장 확인 후 사용하기로결론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한·아세안정상회의를 비롯해 국제당뇨병연맹 세계총회 등 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해 도시의 위상을 높이려는 부산시가 관련 시설 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마이스산업 도시로 부상한 부산에서는 나라 안팎의 시선을 집중시킬 굵직한 국제행사가 자주 열린다는 점에서 앞으로 국제행사 유치 못지않게 관련 시설 확충에도 더 신경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