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분양가 지속 현상도 한몫
가족과 함께 이사할 새 아파트를 찾고 있는 신영훈(33) 씨는 최근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값이 많이 내려갔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힘들다. 실제 현장 부동산 사무실 등을 통해 알아본 아파트값은 여전히 신 씨에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몇 년 전과 비교해봤을 때 가격이 오른 아파트도 많다. 신 씨는 “주변 얘기를 듣고 새집을 알아봤는데 곧장 매매를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집값이 내려간 것 같지 않다.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9·13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부산 아파트값의 하락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아직 하락 폭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부산의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는 88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보다 올해 들어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의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매년 첫 20주간의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 누적 상승률을 보면 2016년에는 0.50%, 2017년에는 1.37%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27%, 올해는 1.84% 하락하는 등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사상구가 지난해 -0.81%에서 올해 -3.28%로 감소 폭이 가장 많이 커졌다. 동래구도 -0.93%에서 -2.70%로 감소 폭이 증대했다.
정부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신혼부부 등 아파트 실수요자에게 ‘내 집 마련’은 아직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88주 연속 부산 아파트값이 하락하긴 했지만 그보다 앞서 2013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209주가량 부산 집값은 상승했다. 매매 가격 지수는 이 기간 15.6% 증가했지만 최근 들어 겨우 6.6% 하락했다.
새로 짓는 아파트 분양가가 가파르게 올라 오히려 집값이 오른다고 느낄 정도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계를 보면 4월 말 기준 부산지역 3.3㎡당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은 2016년 1045만 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1085만 원으로 늘었다. 2018년에는 1274만 원으로 급증했고 올해 들어서도 평균 분양가는 1296만 원까지 증가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아파트값 상승세에 비해 하락세가 아직 길지 않다. 또 값이 떨어진 아파트는 대부분 지어진 지 1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다.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새 아파트는 가격이 많이 내려가지 않았다. 아파트 분양가격도 매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