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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깊게보기] 쏟아지는 분양물량…실수요자 현명한 판단 필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09 18:37:19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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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숨죽였던 아파트 분양 시장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이달부터 분양을 시작하겠다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일부에서는 하반기 분양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필자처럼 2002년을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다.

2002년 열린 ‘한일월드컵’은 우리에게 환희를 남겼지만, 지역 아파트 시장에는 월드컵의 환희만큼이나 소화하기 벅찬 4만 가구라는 엄청난 물량의 분양이 쏟아졌다.

당시 분양한 아파트들은 2004년에는 3만 가구, 2005년에는 3만3000 가구가 입주했다. 공급이 과잉으로 치달으니 자연스럽게 미분양이 증가했고 그 영향은 2008년 역대 최대 미분양 숫자로 이어졌다.

아파트 시장은 공급이 많은 시기와 적은 시기로 구분될 수 있다. 시장에 아파트라는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경기가 좋을 때 토지를 확보하고 공급을 준비한다. 토지를 확보하는 일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짧으면 2~3년 길면 4~5년이 걸린다. 이러다 보니 계획을 세우고 공사를 해서 실제로 입주가 되는 시기에는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럴 때는 분양을 하더라도 미분양이 나고 건설사의 손실이 커지게 된다. 결국 공급이 과잉돼 미분양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건설사들은 사업장을 줄이면서 움츠러든다. 사업장이 줄면 자연스럽게 공급이 줄고 시장은 천천히 회복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전국에서 이런 패턴에 가장 정확하게 들어맞는 지역이 부산이다. 올해 아파트 분양 시장을 보면 2002년의 기억과 함께 이런 패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올해 분양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은 4만 가구가 넘어간다. 철거 중인 재개발 사업장에서 예상되는 분양 물량이 3만5000가구에 달한다.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500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고 이달부터 1000가구 이상을 분양하는 민간 사업장도 있다.

모든 사업장이 계획대로 분양하게 되면 분양 물량은 4만 가구를 훌쩍 뛰어넘는다.

필자가 2002년을 떠올리는 것이 과한 생각일까? 물론 이런 상황을 건설사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그 때문에 몇몇 사업장은 분양이 올해 이뤄지지 못하고 해를 넘기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재개발 사업장에서 철거가 이뤄졌음에도 분양을 하지 못하면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융 비용이 늘어난다. 한번 철거가 시작됐으면 끝없이 분양을 미룰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 사업장이 부산 시내 곳곳에 수두룩하다.

거리에 내걸린 분양 현수막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주택을 실수요자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 상황을 살펴보고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아닐까 싶다.

부동산지인 정민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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