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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운노조 비리고리 못 끊는 정부

공정위 “복수노조 허용해 근로자 공급 독점권 제한”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19-06-17 20: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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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강성노조 부추기는
- 탁상행정 불과해 회의적
- 해수부가 대책 내놔야”

정부가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받은 부산항운노조의 치부를 도려내기 위해 개혁을 시도하고 있지만, 현실과 괴리된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항만업계에서는 2005년에도 채용 비리로 항운노조 간부들이 처벌받았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대책으로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항운노조의 노무 공급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개선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논의해 직업안정법 시행 규칙 제42조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규칙에는 최근 1년간 인력 공급 실적이 없는 항운노조에 대해서 근로자공급사업권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데 이 조항을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법적으로 복수노조가 허용돼 있지만, 기존 항운노조 때문에 새 노조가 결성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공정위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업계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이다. 1년간 실적이 없더라도 관할 노동청에서 여러 상황을 보고 근로자공급사업권 박탈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이 조항으로 불이익을 당한 곳은 없다. 무엇보다 항만의 현실을 모르고 추진한다는 비난이 나온다. 해방 이후 한 번도 파업하지 않고 체제에 순응하는 항운노조와 달리 강성노조가 항만에서 활동하면 파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가 항운노조의 ‘셀프 개혁’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임 이윤태 부산항운노조 위원장은 기존 60여 명인 임원을 10명 수준으로 줄이고 부산항 신항 전환배치 자격을 조합원이 아닌 시민에게도 부여한다고 밝혔다. 또 비자금 조성과 뇌물의 근원이 된 인력공급업체 소속 일용직 항운노조원들은 터미널운영사와의 계약이 끝나면 항만물류협회가 직속으로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자구책이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임원 수를 줄이는 것이 투명성 강화를 위한 대책은 되지 못한다. 신항 전환배치는 북항 자성대부두가 문을 닫는 2022년 이후의 문제로, 당장은 구체적인 성과로 드러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항만물류협회가 850명에 달하는 일용직 항운노조원을 관리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검찰 수사가 마무리됐지만 인력공급업체 운영사 항운노조 간 커넥션을 이번 기회에 끊을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인력공급 투명화 방안을 항운노조에 맡길 게 아니라 정부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업계는 강조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부산해수청 부산항만공사 부산항운노조 부산항만물류협회 등으로 구성된 ‘항운노조 개혁 TF’를 구성해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부산항운노조의 사용자인 관계기관들이 부패를 끊을 수 있는 과감한 대책을 속 시원하게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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