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양사, 투기·불법거래 막기 위해
- 계약금 1000만 원 있어야 입장
- 일부 고객 불만·난동 … 행사 취소
- “주내 인터넷으로 재진행 가능성”
- 아파트투유 인터넷 청약 제도
- 비조정 대상지역도 의무화 시급
최근 청약자격 부적격 사유로 발생한 잔여 가구 선착순 동호 지정을 진행한 부산 동구 범일동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가 일부 참여자의 난동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이날 두산건설 측이 전매와 선착순 입장 번호표를 팔려는 부동산 투기세력을 막기 위해 행사장 출입 조건을 강화하면서 반발이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비조정대상지역에서도 잔여 가구를 인터넷으로 청약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 지난 22일 진행된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의 잔여 세대 선착순 동호 지정 행사가 일부 참여자의 난동으로 도중에 취소됐다. 사진은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몰린 모습. 리얼투데이 제공 |
24일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2일 진행된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의 잔여 세대 선착순 동호 지정 행사가 취소됐다. 이날 선착순 동호 지정 행사는 정식 계약이 진행된 후 청약자격 부적격 등으로 인해 발생한 미계약분을 소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선착순으로 입장한 고객이 추첨으로 동호수를 무작위로 배정받기로 했다. 행사장에는 4000명가량의 고객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 측은 투기 세력이 몰릴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장할 때 1000만 원권 수표나 현금을 확인하고 인적 사항을 받은 뒤 신청자 본인만 계약할 수 있도록 했다. 입장 시간이 지연되고 일부 고객은 출입에 필요한 수표 등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소란이 발생했다. 일부 대기자는 소리를 지르고 난동을 피웠다. 복사한 가짜 수표를 제시하고 행사에 참여하려는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워지자 두산건설 측은 이날 행사를 취소했다.
당첨된 번호표를 실수요자에게 되팔려는 부동산 업자도 이날 몰렸다. 보통 추첨을 진행할 때 업자들은 진행자가 호명한 번호와 본인이 가진 번호표가 일치하면 사전에 포섭한 고객에게 번호표를 몰래 가져다준다. 이 때 번호표 가격은 수백만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은 이런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찾은 한 방문객은 “대출을 받아서 1000만 원짜리 수표를 만들어 온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랜 시간 줄을 서 겨우 입장했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 분양 관계자는 “아직 잔여 가구 분양 일정이나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주 안에 인터넷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버시티는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총 959가구 모집에 6349건이 접수됐다. 평균 6.62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전용면적 75㎡ C타입은 18.83 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부터 불공정 추첨 시비를 막기 위해 조정대상지역 등 정부 규제지역에서는 미계약·미분양 잔여 가구를 분양할 때 금융결제원 홈페이지 아파트투유로 청약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규제지역 외에서는 인터넷 청약이 의무 사항이 아닌 만큼 건설사가 잔여 물량을 빨리 소진하기 위해 현장에 줄을 세워 선착순으로 이를 공급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동의대 강정규(부동산학) 교수는 “투기 세력과 불법 거래를 막고 청약시장을 투명화하기 위해 인터넷 청약 방식을 비조정대상지역에서도 의무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굳이 줄을 서지 않고 웃돈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청약에 참여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