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원전)가 해체돼 기존 대지가 복원되면 인근 주민의 안전과 삶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공통된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전력 수급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겠느냐’다.
30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자료를 보면 2016년 고리원전 1호기의 연간 발전량은 47억7000만 ㎾h였다. 이는 부산지역 전체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또 상업 운전을 시작한 1978년부터 영구 정지된 2017년 6월까지 고리 1호기의 누적 발전량은 1560억 ㎾h를 기록했다. 이는 부산의 가구 및 산업계가 8년간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따라서 부산 시민이나 고리 1호기 인근에 사는 주민은 원전 해체에 따른 전력 수급 차질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원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 다만 ‘블랙 아웃(대규모 정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게 산업부와 한수원의 설명이다.
국내에 있는 25기의 원전 중 2030년 이전 수명이 종료되는 원전은 11기다. 반면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총 5기(신고리 5, 6호기 및 신한울 1, 2호기)다. 신규 원전 5기의 예상 총발전량을 2030년까지 정지되는 원전 11기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신규 원전이 상업 운전에 들어가는 시기까지는 전력 공급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우려가 말끔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부산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전체 전력 사용량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결국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공급원을 확대하거나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수급 계획이 좀더 정교하게 짜여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 전환 정책의 성패 여부에 따라 전력 수급 문제 해결이 좌우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