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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원전해체산업이다 <4> 탈원전의 핵심 ‘원해연’

원자력해체연구소, 해체기술 실증·인증 맡아 … 지역기업 역량 이끈다

  •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   입력 : 2019-07-07 19:11:4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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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울산 2400억사업 공동유치
- 3만6000㎡ 규모에 120명 상주
- 두 지자체 경계지 건설키로 확정
- 이달 SPC 설립준비위원회 구성

- 국내선 첫 시도 … 안전사고 대비
- 소형 원전모델 구축해 모의훈련
- 기업들 원전해체 기술축적 도와
- 부산은 절단·울산 제염부문 특화

- 원전 해체 컨트롤타워는 한수원

부산과 울산의 경계지역에 들어서는 원전해체연구소가 내년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리1호기 가동 중단 이후부터 부산과 울산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지만, 지난해 두 지자체가 ‘경계를 허무는 협동’ 전략으로 첨예한 이해 관계가 얽힌 사안을 극적으로 풀어냈다. 원전해체연구소의 세부적인 운영 방안은 올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분석이 끝난 뒤 나올 전망이다. 업계는 원전 해체에 관한 컨트롤타워 역할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담당하고, 원전해체연구소는 원전 해체 기술을 실증하고 인증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부산·울산시가 원전해체연구소를 유치하면서 관련 산업 육성 등에도 본격적 협업 체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4월 부산·울산시, 산업부, 한수원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협약식. 국제신문 DB
■지역 갈등 해결책 제시

고리1호기 가동 중단이 논의되기 시작한 2016년부터 부산시와 울산시는 원전해체연구소 유치를 위한 신경전에 들어갔다. 두 지자체는 끊임없는 논의 끝에 지난해부터 공동 유치 전략으로 수정해 원전해체연구소 유치에 성공했다.

원전해체연구소가 들어설 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부산시는 울산과의 경계지역의 후보군 세 곳을 마련해 기재부에 보고했다. 원전해체연구소의 정문도 두 지자체의 경계지역에 마련된다. 기재부는 타당성 분석을 거쳐 후보지 중 한 곳을 선정할 방침이다. 투입되는 예산은 총 2400억 원 규모다. 한수원이 60%의 자금을 부담하고 정부가 30%의 예산을 지원한다. 나머지 10%는 부산시와 울산시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시 관계자는 “투입 예산 규모를 두고 정부와 치열하게 논의했다”며 “정부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시설이므로 지자체 예산 투입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지역은 원전 인근 주민의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고 정부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울산시는 이달 안으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SPC의 역할은 중요하다. 원전해체연구소의 설립 목적이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데 있으므로 이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원전 해체와 관련된 상용화 기술이 공개됐지만, 재원 등 세부적인 기준은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SPC가 기술 중분류 작업을 한 뒤 시는 원전해체연구소 설립과 함께 지역 기업이 신속하게 기술을 개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해 원전 해체 기술은 물론, 원전 관련 기술까지 수출하도록 돕는다.

■해체 기술 실증 거점

원전해체연구소는 약 3만6000㎡ 용지에 120명의 전문 인력이 상주한다. 원전 해체 기술을 실증하고 인증하며, 방사능 유출에 대비해 폐기물의 방사선을 측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공간 안에는 소형 원전 모델을 구축해 원전 해체에 필요한 모의 훈련 시설도 들어선다.

발전소를 건립할 때 부품 납품 실적을 가장 중점적으로 따진다. 부품 하나의 불량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전 해체 과정도 마찬가지인 셈인데, 아직 국내에서 시도하지 않은 영역이라는 점에서 곧바로 작업에 착수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한수원은 원전해체연구소의 실증 기능이 기업의 해체 경험을 축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한수원 관계자는 “실증이 곧바로 기술 실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해체 과정에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한데, 부산과 울산 등 지역 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2017년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협약을 맺어 인력 양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원전 해체는 크게 폐기물의 방사선을 제거하는 제염부터 시작해 절단 작업이 이뤄진다. 이후 폐기물을 처리하고 원전이 있던 부지를 복원한다. 아르곤 국립연구소는 부지 복원 부문에 기술력이 있다. 부지 복원은 잔류 방사능 측정 같은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다. 시는 아르곤 국립연구소에서 연간 20명의 전문가를 교육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지역에서 벗어나 경남과 울산시까지 교육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은 기계 같은 뿌리산업에 강점이 있어 절단 부문에 강하다. 반면 울산시는 뿌리산업의 기반은 취약하지만, 화학업체가 많아 제염 부문에 특화한 기업을 배출할 수 있다. 시 김성근 원자력산업팀장은 “교육으로 협력을 확대하면 원전 해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기에 부산 산업이 취약한 제염 부문에서 울산 산업계와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SPC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정부와 한수원, 울산시와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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