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용 땐 日 전략에 말려들 우려
- 정부, 답변 여부와 별개로
- “백색국가 제외 문제 적극 대응”
이달 초 시작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사태가 오는 18일 분수령을 맞는다. 이날은 일본 정부가 지난달 “제3국 중재위원회를 구성해 강제징용 판결 문제를 논의하자”며 우리 정부에 답변을 요청한 시한이다. 이날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일본이 추가 규제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만큼 우리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답변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하는 한편, 추가 규제에 대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증권업계는 15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중재위 설치’ 요청 답변 시한인 18일이 이번 사태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백색)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하려면 법률 개정과 공청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보다 앞선) 18일 우리 정부의 답변 여부가 일본 수출 규제 사태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19일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 지급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 판결 문제를 논의하자며 제3국 중재위 구성을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중재위 위원 지명을 제3국에 맡기는 방식이다. 특히 일본은 “중재위 설치는 (1965년 발효된) ‘한일 청구권 협정’상 의무”라며 우리 측 답변 시한을 18일로 못 박았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강행한 지난 4일 이후 ‘중재위 구성’ 문제를 끌어들여 “한국이 불응하면 추가 규제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는 점이다. 지난 4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처가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한 명백한 ‘경제 보복’인 만큼 18일 이후 한일 갈등이 더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일본 제안을 두고) 여러 가지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추가 경제 보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와 ‘제안을 수용하면 일본 측 전략에 말려들 것’이라는 지적 사이에서 고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부는 답변 여부와 별개로 ‘백색 국가 제외’ 추진 등 일본의 추가 수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현재 정부와 업종별 단체 공공기관 기업 등이 역할을 분담해 일본이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한 반박 논리를 마련하고 있다”며 “오는 24일까지 (일본 측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한국을 백색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과 관련해 이달 24일까지 자국 내에서 의견 수렴을 거치기로 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도 내놓았다. 단기적인 방안은 ▷정부와 기업 간 공조 강화 ▷수입국 다변화 ▷국내 생산 설비 확충 ▷세액 공제 확대 등이다. 중·장기 방안으로는 핵심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제시됐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관련 주요 일정 |
6월 19일 |
일본 정부, 한국 대법원의 일제 징용 피해자 위자료 지급 판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 요구 |
7월 12일 |
한일 실무진급 접촉, 논의 내용 놓고 한일 갈등 심화 |
7월 18일 |
일본의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 요구에 대한 한국의 답변 시한일 |
7월 21일 |
일본 참의원 선거 |
7월 23~ 24일 |
세계무역기구(WTO)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논의될 예정(한국이 의제로 요청) |
24일까지 |
일본, ‘백색국가’ 관련 자국 내 의견 수렴. 각의 결정 후 공포 (공포 후 21일 지나면 효력 발생) |
8월 말 |
한국, 백색국가에서 제외 현실화 |
이후 |
일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해당 문제 회부 가능성(한국 동의 시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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