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돈 거래’ 만연 일용직도
- 별도 회사 통해 인력 채용
- 노사정, 협의 거쳐 9월 시행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부산항운노조의 채용 비리 실태가 드러난 가운데 항운노조가 독점해왔던 부산항 일반부두의 도급제(작업 물량에 따라 임금을 받는 방식), 컨테이너부두의 화물고정 인력 공급이 공개채용 방식으로 바뀐다. 또 민간업체가 독점하며 부두 운영사 임원들과의 뒷돈 거래 원인을 제공했던 일용직 채용도 별도의 인력 공급회사를 통해 진행하도록 했다.
부산해양수산청 부산항만공사(BPA) 부산항운노조 부산항만물류협회 부산항만산업협회는 25일 BPA에서 ‘항만 인력 공급 투명성 제고 및 항만 근로자 권익 보호를 위한 노사정 기본협약’을 했다. 부산해수청 중심의 관련 기관으로 구성된 ‘수급관리협의회’는 항운노조 인력 업무를 총괄한다.
부산해수청 등은 항운노조 채용 비리 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부산항 일반부두에서 도급제로 일하는 인력과 컨테이너 부두 등의 화물고정 분야 인력에 대해 일반인에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항운노조가 별도 채용 절차 없이 임시 조합원을 대상으로 수시 채용했다. 부산항운노조원(정조합원 7200명) 중 도급·화물고정 분야 인력은 연간 2000명 정도다. 수급관리협의회가 오는 9월 열리는 만큼 이르면 같은 달 말부터 공개채용이 이뤄진다. 공개채용 실무는 부두운영사 단체인 부산항만물류협회의 사무국이 맡기로 했다.
냉동창고 어류 컨테이너야적장 보세창고 등 비항만 분야 노조원을 항만 분야로 전환 배치하는 과정에서도 심사 절차를 강화해 공정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종전에는 노조가 단수로 추천한 조합원을 수급관리협의회 산하 실무협의회의 서류심사만으로 선발했지만, 앞으로는 노조로부터 복수 추천을 받아 서류심사와 면접까지 거치기로 했다. 일용직 노조원을 컨테이너부두에 상용직(하역장비 기사, 신호수)으로 추천할 때도 근무 경력, 사고 이력 등 자격 기준에 맞는 복수의 노조원을 추천해 운영사가 뽑도록 했다. 지금은 결원이 생기면 노조 간부가 비공식적으로 추천권을 행사해 비리의 소지가 많았다. 수급관리협의회는 사후 검증도 진행한다.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된 일용직(연간 900명) 인력 공급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대책도 나왔다. 항만물류협회의 항만현대화 기금이나 부두운영사 출연금으로 기존 업체를 인수하거나 새로운 업체를 설립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부산해수청 BPA 물류협회 등이 사외이사로 참여한다. 부산항운노조는 이번 합의와 별도로 58명인 임원을 8명 정도로 줄이고, 400여 명인 반장도 단계적으로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