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전쟁 확전 의도 파악 가능

일본 정부가 7일 오전 발표할 예정인 수출 규제 시행 세칙 ‘포괄 허가 취급 요령’ 내용을 보면 국내 기업의 정확한 피해 규모가 산출된다. 일본의 대한국 경제전쟁 확전 의도도 파악할 수 있다. 포괄 허가 취급 요령은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수출 절차 우대 대상)의 하위 법령으로, 1100여 개 전략물자 품목 가운데 어떤 품목을 수출 절차가 까다로운 ‘개별 허가’로 돌릴지를 결정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6일 “일본 정부가 개별 허가 품목을 어느 정도로 조정할 것인가에 따라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면서 “시행 세칙이 나오면 정밀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관련 기업 실태조사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 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같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을 개별 허가 대상으로 돌린 바 있으며 이 중에서 아직 개별 허가가 나온 곳은 없다.

만일 일본 정부가 개별 허가 품목을 추가로 지정한다면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직접 타격을 받는 기업은 더 늘어난다. 일본은 포괄 허가 취급 요령 개정을 통해 전략물자 가운데 한국에 피해가 크고 일본 수출 기업에 피해가 작은 품목만 골라 포괄 허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개별 허가 대상으로 돌릴 수 있다.

개별 허가가 아닌 ‘특별 일반 포괄 허가’를 받으면 그나마 번거로움을 던다. 특별 일반 포괄 허가는 일본의 전략물자 1120개 중 비민감품목 857개에 수출 기업이 일본 정부의 자율준수프로그램(CP) 인증을 받아 수출 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여겨지면 개별 허가를 면제하고 3년 단위로 포괄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일본 경제산업성도 지난 4일 한국으로의 화물·기술 수출에 화이트 리스트의 기존 ‘일반 포괄 허가’는 적용하지 않고 특별 일반 포괄 허가는 종전과 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됐을 때는 일본의 어떤 수출 기업이든 한국에 수출할 때 3년 단위 일반 포괄 허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화이트 리스트에서 빠지면서 CP 인증을 받은 기업만 특별 일반 포괄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는 CP 인증을 받은 일본 기업 1300개 중 공개된 632곳을 전략물자관리원 홈페이지에 올려놨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