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수출규제 대응, 증액 공감대
- 부처 요구액 전년비 9.1% 증가
- 범정부 차원 R&D 혁신 대책
- 예산안과 별도로 이달 내 발표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과 관련한 내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22조 원 수준으로 편성할 전망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와 자립화를 조기에 달성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11일 정부와 여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 기획재정부가 이달 말 발표하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국가 R&D 예산이 22조 원 안팎으로 편성될 전망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8월 발표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20년 R&D 분야 예산을 21조4370억 원으로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일본발 수출 규제 사태가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새로운 리스크로 부각한 만큼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가 R&D 예산은 ▷2016년 19조1000억 ▷2017년 19조5000억 ▷지난해 19조7000억 ▷올해 20조5000억 원 등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정부는 2019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핵심기술 경쟁력이 미국의 70~80%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플랫폼 경제 기반 조성과 신기술 개발 등에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국가 R&D 예산은 지난해 처음으로 20조 원 이상으로 편성됐다.
올해는 일본이 반도체 관련 3대 핵심 소재의 수출을 규제한 데 이어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만큼 “내년에 대대적인 R&D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정부 내에 형성돼 있다.
올해 관련 부처가 기재부에 요청한 R&D 분야 예산은 지난해보다 9.1% 증가한 22조4000억 원이다. 기재부가 예산안을 짜는 과정에서 요구액 상당 부분을 삭감하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재·부품·장비 관련 R&D를 꾸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예산 규모를 늘릴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대일 ‘무역 역조(한 나라의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은 상태)’가 높은 핵심 품목과 대외 의존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R&D 예산을 집중 배정할 방침이다. 연구 인력을 지원하고 혁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예산도 늘린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 예산안과는 별도로 핵심 소재의 자립 역량 확보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R&D 투자 전략 및 프로세스 혁신 대책을 이달 안에 발표한다.
한편 내년 국가 총예산은 510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본예산은 총 469조6000억 원(국회 확정 기준)이다. 내년 총예산이 본예산 대비 8% 증가하면 507조 원, 9% 증가하면 511조8000억 원, 9.5% 증가하면 514조 원이 된다. ‘확장적 재정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지는 셈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