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고채 장단기 금리 사상 최저치
- 제조업 PMI 지수 하락 추세 등
- 각종 경제 지표가 ‘침체’ 경고
- 소득보다 빚 증가속도 더 빨라
- 부채 디플레이션 나타날 우려
- “경기 침체 악순환 가능성 높아”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국내 경제가 이른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올해 2분기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돼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부채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8일 클라우디아 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코노미스트가 고안한 경기침체 판단지표(이하 삼 지표) 기준을 분석한 결과, 한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 가능성이 최근 2년 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 지표는 최근 3개월간 평균 실업률과 최근 12개월 실업률의 최저점의 격차를 분석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판단한다. 이 지표를 한국 계절 조정 실업률에 대입하면 5∼7월 실업률 평균은 4%, 최근 실업률 최저치는 3.7%로 30bp의 차이를 보인다. 현재 경기침체일 가능성이 40%에 달한다는 의미다. 1년 전인 2018년 7월 기준으로는 삼 지표가 23bp로, 경기침체 가능성은 11%였다. 2년 전인 2017년에는 지표가 13bp로 경기침체 가능성은 2%에 불과했다.
삼 지표가 발표된 지 석 달에 불과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국내총생산(GDP) 집계보다 신속하게 경기 상황을 판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경기 침체 위험이 최근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고채 장단기 금리와 제조업 경기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도 침체의 위험을 경고한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1.172%로 떨어졌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마찬가지로 1.095%를 가리키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 격차는 7.7bp로 2008년 8월 12일 6.0bp를 기록한 이후 가장 작았다.
매달 기업 구매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여 집계하는 경기 지표인 제조업 PMI도 하락 추세로 돌아섰다. 정보제공업체 마킷이 집계한 지난달 한국 제조업 PMI는 47.3으로, 전월(47.5)보다 감소했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고,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각종 경제 지표가 침체를 경고하는 상황에서 가계 대출이 급증한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분기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전 분기보다 15조4000억 원이 증가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이 4.1%에 육박해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 상승률(3.0%)과 가계소득 증가율(3.9%)을 웃돌았다. 경제 규모와 소득보다 빚의 증가 속도가 빠른 셈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경기 침체 속에서 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가계가 감당해야 할 빚의 무게도 늘어난다”며 “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데 빚 부담은 늘어나는 ‘부채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경기 침체가 악순환의 반복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건태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