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급·관광호텔 22곳 영업 중
- 롯데 시그니엘부산 내년 개장
- 비즈니스급 2곳도 오픈 앞둬
- 업계 “호텔 간 양극화 심화될 것”
- 그랜드호텔 300명 실직 위기
- 노조 “폐업 취소 안 하면 쟁의”
해운대 그랜드호텔이 적자 경영을 이유로 폐업을 결정하면서 소속 직원 300명이 직장을 잃게 되는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지역의 특급호텔업계 역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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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말 문을 닫는 해운대 그랜드호텔 전경. 전민철 기자 |
오는 12월 31일 폐업하는 해운대 그랜드호텔은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데다가 지역에 경쟁 업체가 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1996년 개장한 이 호텔은 2016년 39억 원, 2017년 27억 원으로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3억90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폐업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매각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모 건설업체가 호텔을 인수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 때 해당 건설사에는 기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신문사에는 호텔 매입을 알아보고 있는데 폐업하는 게 맞느냐고 확인하는 전화도 걸려왔다. 이와 관련해 호텔 측은 26일 대지와 건물의 처리 문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랜드호텔의 폐업 소식에 지역 호텔업계도 큰 충격을 받았다. 호텔업은 다른 업종처럼 큰 수익을 내진 않지만 탄탄한 모기업이 뒷받침해 폐업까지 가는 건 흔치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그랜드호텔은 특급호텔 중에서는 모기업이 약한 편에 속하긴 했다”면서도 “개별 투숙객보다는 단체에 집중하는 등 나름대로 운영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폐업한다고 해서 반신반의했다”고 말했다.
그랜드호텔이 폐업을 하더라도 해운대 호텔가의 모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해운대에는 현재 특급호텔 5곳을 포함해 관광호텔 22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신규 업체가 문을 열고 기존 호텔도 잇달아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해운대 엘시티에는 롯데호텔이 운영을 맡은 ‘시그니엘부산’이 내년에 개장한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위탁 운영을 맡은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호텔(330실)도 지난 5월 521억 원을 투입해 재단장에 들어갔다. 호텔 측은 기존 객실 수를 유지하는 선에서 리모델링해 내년 말께 문을 연다는 계획을 내놨다. 부산 최초의 특급호텔인 웨스틴조선호텔 역시 올 연말 이후 재단장할 예정이다. 1978년에 개관한 이래 부분적인 호텔 개·보수가 아닌 대대적인 리뉴얼을 추진하는 건 2005년 이후 처음이다. 200실 미만 비즈니스급 호텔 두 곳도 연내 문을 열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지역 호텔 한 관계자는 “대기업 브랜드인 시그니엘부산 오픈이 무엇보다 신경이 쓰인다”며 “호캉스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그동안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 받쳐줬지만 앞으로는 잘되는 곳만 잘되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랜드호텔의 폐업 통보를 받은 소속 직원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호텔 노조 관계자는 “직원 가족까지 합하면 1000여 명의 생계가 달려있는데 고작 3억 원 적자가 났다고 폐업을 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폐업 결정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청와대 국민청원과 쟁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사용자 측과 만나 입장을 듣고 향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