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특급호텔 중 한 곳인 해운대 그랜드호텔이 경영난을 이유로 올 연말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힌 후 후폭풍이 거세다. 호텔 노조는 경영 정상화를 하려는 노력도 없이 폐업을 결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가 없을 경우에는 쟁의에 돌입하겠다는 뜻도 내놨다.
해운대 그랜드호텔과 노조는 29일 임금 협상을 벌인다고 28일 밝혔다. 호텔 측은 이날 자리에 대해 폐업 결정과 무관하게 통상적으로 열리는 임금 협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호텔 관계자는 “임금협상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는 임금협상 면담에서 폐업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재차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부득이하게 폐업을 할 경우 갑작스럽게 직업을 잃게 된 직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도록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만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관할 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하고 쟁의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사회를 통한 정상적인 폐업이 아니라 종이 대자보를 통한 공지에 불과해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며 “그랜드호텔은 부산의 오랜 기업인 데다 직원의 가족까지 1000여 명의 생계가 달린 문제인 만큼 한국노총 등과 연계해 지역사회에 이 문제를 공론화해서라도 폐업을 막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과 협의에 진전을 보이지 않자 회장과 면담을 희망한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초 해외에 머무르는 회장이 직접 부산을 방문한다는 이야기도 나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에 그랜드호텔 측은 “회장님이 부산을 찾는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1996년 문을 연 그랜드호텔은 2016년 39억 원, 2017년 27억 원으로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3억90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오는 12월 31일을 기점으로 폐업을 결정했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