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케이블카 야경 상품화
- 해운대 교통정체·환경훼손 논란
- 3년 만에 재이슈… 찬반집회 부활
# 북항 복합리조트 구축 계획
- 상공계 “마이스 기능 집적화를”
- ‘내국인 카지노’ 부작용에 발목
# 국내외 성공 사례
- 통영 케이블카, 시민 83% 찬성
- 싱가포르 정부 피드백 팀 설치
- 카지노로 인한 도박중독 최소화
부산관광업계는 경기 침체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부침을 겪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킬러 콘텐츠가 될 만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부산관광협회 관계자는 “인프라가 구축되면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프라는 개발 사업이므로 환경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이와 관련해 지역 현안으로 떠오른 관광 인프라 이슈를 짚어보고,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본다.
| |  |
| 쇠퇴기에 접어든 부산 관광을 살리기 위해서는 알짜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적인 트렌드를 반영한 핵심 인프라를 조성해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앞서 가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1일 밤 황령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산 도심. 서정빈 기자 |
■뜨거운 감자 ‘관광 인프라’
부산에서 논의되는 관광인프라로는 해상관광케이블카와 복합리조트를 꼽을 수 있다. ㈜부산블루코스트가 2016년 제안한 해상관광케이블카 사업은 이기대공원과 동백유원지를 연결하는 케이블카(4.2㎞)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바다에서 도심 풍광을 즐기는 경험과 ‘야경’을 상품화해 숙박 여행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해운대 일원 교통 정체와 환경 훼손 문제를 들어 시가 계획을 반려했다. 그러다 3년 만인 최근 업체 측이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다시 이슈가 됐다. 지난달 29일에는 사업과 관련한 찬반 집회가 같은 날 열리기기도 했다. ㈜부산블루코스트 관계자는 “관광산업 의존도가 커지면서 지역에 집객 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사업을 다시 고려하게 됐다”며 “수익 일부를 시민펀드로 조성하는 방안을 포함해 연내 사업 계획서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적인 휴양 및 관광 흐름을 보면 복합리조트는 필수다. 급변하는 기후에도 불구하고 휴양과 관광, 쇼핑, 여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리조트는 국제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곳이라면 도입하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카지노의 도시’라는 오명을 썼던 마카오도 잇따라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유치하며 이제 가족 관광지로 거듭났다. 복합리조트 유치를 추진하는 부산상공회의소는 관계자는 “현재 일본 대만 등이 복합리조트 사업을 추진하고, 인천도 파라다이스시티(1단계 사업 완료)에 이어 추가 유치를 계획한다”며 “부산은 관련 인프라가 전혀 없는데, 복합리조트 구축이 다른 도시보다 뒤쳐진다면 지역 관광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합리조트와 관련해 향후 이슈가 될 부분은 ‘내국인 카지노’다. 현재 국내에서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이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하는데, 유효 기간이 2025년 만료된다. 폐광지역에서는 기간 연장을 요청하지만, 부산을 비롯해 인천 제주 등 관광도시는 내국인이 출입하는 카지노 확대를 원한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북항 복합리조트 구축에 10조 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이는데 내국인이 제한적으로라도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가 외자 유치에도 유리하다”며 “다음 달 중 ‘복합리조트 추진위원회’를 발족하면 공통 이슈가 있는 지역 단체와 교류하고, 포럼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국인 카지노를 추진하려면 도박 중독을 우려하는 정서를 극복해야 한다.
| |  |
| 지난달 29일 해운대에서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 조성을 놓고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
■투명성 확보가 관건
신규 관광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논란은 비단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찌감치 케이블카를 설치해 소위 ‘대박’이 난 통영시도 초기에는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여론이 팽배했다. 수 차례 공청회, 여론 조사를 거쳤지만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았다. 결국 주민을 대상으로 투표를 했고 사업 찬성이 82.9%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자 추진에 힘을 얻었다. 통영관광개발공사 최재준 팀장은 “시민 투표가 결정적인 추진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복합리조트를 조성해 성공을 거둔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에서 개발 사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작업을 벌였다. 이곳에는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이 2010년 6월 복합리조트를 조성했는데, 호텔 카지노 쇼핑몰 인피니티수영장 공연장 전시·컨벤션 시설 등을 망라하며 글로벌 관광 명소가 됐다. 이 가운데 카지노는 전체 시설 규모의 3%에 불과하지만 전체 매출의 70%를 창출한다.
물론 카지노로 인한 도박 중독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럼에도 사업이 추진될 수 있었던 건 정부가 국민 여론을 투명하게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싱가포르 정부는 피드백 팀을 설립하고, 시민단체 겜블러 산업전문가 등 7개 대화 세션을 운영하며 다양하게 집단 의견을 모았다. 이로써 특정 이익 집단의 토론 독점화가 난무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었다. 또 논의 초반부터 도박으로 인한 사회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운영 계획을 제시한 것도 도움이 됐다.
갈등 해결 방안으로 중재기구 역할도 고려해볼 만하다. 부경대 양위주(관광경영학) 교수는 “인프라 조성과 관련해 간담회나 토론회가 자주 열리지만 소통보다는 자기 주장을 알리는 데 그친다”며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나 기구가 있다면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