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의 석유 시설 두 곳이 지난 14일 드론(무인 비행체)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제 유가가 20% 가까이 폭등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국내 석유 수급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쏟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의 최대 원유 수입국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석유 수급 및 유가 동향 점검 긴급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회의에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 국내 주요 정유사도 참석했다. 회의를 주재한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이번 ‘아람코 드론 테러’ 사태로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 국내 석유 수급 및 소비자 가격의 불확실성도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상황을 점검하고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 초반 배럴당 71.9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9.5%나 급등한 것이다. 일간 상승률로는 1991년 이후 최고치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개장 직후 7% 이상 급등해 서킷 브레이커(매매 정지)가 발동됐다. 이후에는 15.5%까지 올랐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원유 생산국에서 기름을 들여오는 국내 정유업계는 타격을 받는 게 불가피하다. 특히 석유류 제품의 생산 단가가 오르거나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를 통해 원유 수급 상황을 점검한 결과 이번 사태로 당장 (원유) 선적에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드론 공격을 받은 아람코 석유 시설의 복구가 길어지면 일부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정유업계 등과 함께 신속한 대응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