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역에도 바이러스 국내 유입
- 감염되면 폐사율 100% 육박
- 전국 6309호 예찰·일제 소독
- 긴급 살처분에 공급 부족 우려
- 돼지고기 경매가격 33% 급등
- 불안감 확산 소비량 줄어들 수도
- 질본 “사람 감염 안돼… 섭취를”
제1종 가축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하자 몇 개월에 걸쳐 사전 방역 활동을 벌여 온 정부와 전국 양돈 농가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감염되면 폐사율이 100%에 가까운 ASF가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양돈 농가를 비롯한 축산 업계는 구제역 사태 때처럼 큰 피해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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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살처분 매립을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
농림축산식품부가 17일 설명한 ASF의 주된 감염 원인은 ▷발병 국가 방문자가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현지 축산물을 국내로 반입한 경우 ▷바이러스 감염 축산물을 국내 돼지에게 준 경우 ▷야생 멧돼지에 의한 전파 등으로 요약된다.
바이러스 잠복기는 3일에서 최장 21일이다.
지난해 4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에서 ASF가 발생한 뒤 우리 정부가 국내 공항과 항만 등을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하거나 불법 축산물 반입과 관련해 처벌 수위를 높인 것도 ‘ASF 바이러스 국내 유입’을 막으려는 조처였다. 하지만 경기 파주시에서 국내 처음 ASF가 발생하자 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ASF 발생 지역이 더 늘면 국내 양돈 농가는 타격을 입는 게 불가피하다. ASF 바이러스에 감염돼 살처분되는 돼지가 증가하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실제로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1㎏에 6062원으로 전날(4558원)보다 32.9% 급등했다. 소비자 불안감 확산으로 돼지고기 소비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번 ASF의 전국 확산 여부는 앞으로 일주일간 집중적으로 진행될 정부의 초기 방역이 성공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식품부는 이날 파주에 있는 해당 농장 돼지 3950마리를 살처분한 데 이어 전국 양돈 농가 6309호를 대상으로 ASF 의심 증상 발현 여부 등 예찰과 일제 소독을 진행하기로 했다. 경기에서 다른 시·도로 돼지를 반출하는 것도 일주일간 금지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는 ASF 방역 대책 상황실이 설치된다.
경남도는 이날 도 경계를 넘나드는 축산 차량을 대상으로 소독을 강화했다. 축산 밀집 단지나 외국인 노동자 고용 등 방역 취약 농장에 대해서도 지도 및 점검 활동에 나섰다.
정부는 ASF가 사람에게 감염되는 질병이 아닌 만큼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ASF 바이러스에 걸린 돼지고기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국산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소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도 “돼지고기를 먹을 때 감염 걱정을 할 필요는 없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섭취하면 된다”며 “다만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ASF 발생과 관련해 이날 오전 청와대 회의에서 초기에 확산되지 않게 철저한 차단과 관리를 당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관계 부처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 점검 및 대책회의’를 열고 “매뉴얼대로 철저하고 신속하게 대응을 해야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ASF가 발생한 데 우려를 표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 ASF 예방대책특별위원회 회의를 열어 경기 파주에서 발생한 ASF의 확산 방지에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