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처분 대상 10만 마리 육박
- 돈육 도매가 전월비 35% 급등
국내 최대 양돈산업 밀집 지역인 충남에서 29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됐으나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서울 이남 지역에서 ASF 의심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충청 등지에서 추가 의심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  |
|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요일인 29일 오전 인천 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을 방문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 축산물의 밀반입과 불법 조업 등 단속과 검역 현황을 보고 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돼지 도축장에서 접수된 ASF 의심 신고가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도축장에서는 총 19마리의 돼지가 폐사했다. 이번 의심 사례가 음성으로 판정되면서 국내 ASF 확진 사례는 ▷경기 파주시 2건 ▷경기 연천군 1건 ▷경기 김포시 1건 ▷인천 강화군 5건 등 총 9건에 머물게 됐다. 농식품부와 방역 당국은 신고 접수 직후 초동 방역팀을 해당 도축장에 급파해 주변을 통제하고 전면적인 소독을 실시했다.
이날 의심 신고가 음성으로 판정되면서 정부와 방역 당국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그간 정부는 경기 북부와 강화군에서 주로 발생한 ASF가 남쪽으로 확산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며 인천 경기 강원 모든 지역을 ‘ASF 중점 관리 지역’으로 지정해 최고 수준의 방역 활동을 펼쳐 왔다. 사육 돼지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충남마저 뚫리면 ASF가 경남·북과 강원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충남에서 사육되는 돼지는 총 230만여 마리에 달한다. 이는 국내에서 사육 중인 돼지 총 1100만여 마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다.
다만 충남에서 앞으로 추가 의심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ASF 남쪽 확산’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다음 달 초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제18호 태풍 ‘미탁’도 당국의 우려를 높인다. ASF 추가 발병을 막고자 전국 양돈 농가에 미리 뿌린 소독약과 생석회(이산화황 제거에 사용되는 산화칼슘) 등이 강풍과 집중 호우에 씻겨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ASF 점검 회의에서 “태풍이 오기 전 살처분을 마무리하고 잔존물 처리와 매몰지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ASF 확진 지역과 의심 사례가 늘면서 살처분됐거나 살처분이 예정된 돼지도 총 1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29일 오전 기준으로 ASF가 5건이나 발생한 인천 강화군에서는 관내 모든 돼지 3만8000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를 포함한 전국의 살처분 대상 돼지 수는 이날 기준 총 9만5089마리로 집계됐다.
돼지고기 도매 가격은 지난 28일 1㎏당 5657원으로 지난달 평균 가격(4179원)보다 35.4% 급등했다. ‘전국 돼지 48시간 이동 중지 명령’이 내려지기 직전인 지난 26일(4289원)과 비교하면 31.9% 뛰었다.
다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재고 물량이 충분한 만큼 가격도 조속히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심리적인 인상 요인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다면 비축 중인 농협 물량 등을 방출해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다음 달 돼지고기의 ㎏당 평균 도매 가격은 지난해 10월(3911원)보다 소폭 오른 4000~4200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