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정보 노출 악용 우려 크지만
- 단속 주체 방통위 “미처 몰랐다”
휴대전화 단말기 출고가와 보조금, 판매가 등을 공시하고 그 이상의 보조금을 주지 못하도록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위법 행위는 오프라인을 넘어서 온라인으로 확산하고 있다.
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중고품 거래 글로 꾸민 휴대전화 판매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취재진이 검색 창에 ‘부산 갤럭시노트10’ ‘부산 아이폰11’을 입력한 후 카페 글만 모아봤다. ‘미개봉 5G 512실버 11만 원에 급처분합니다’라는 등의 제목을 담은 글자가 화면에 가득 찼다. 모두 중고품 거래 카페 ‘중고나라’에 올라왔지만, 하나같이 휴대전화 판매업자가 게시한 새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글이었다. 한 판매업자는 판매 글에서 “대리점에서 비싼 값에 구매하는 이들을 두고 두 눈 뜨고 못 봐서 글을 써 내려간다”며 폐쇄형 SNS인 ‘네이버 밴드’를 안내했다. 밴드에는 ‘한 자릿수 이벤트’ ‘맨몸진행’ 등의 은어를 쓴 글이 가득했다. ‘한 자릿수’는 기기 원금이 10만 원 아래 임을, ‘맨몸’은 ‘0원’임을 암시한다.
이 휴대전화 판매업자가 안내한 카카오톡 아이디로 연락하자 보이스톡을 통해 전화가 왔다. 연락처 노출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판매업자가 안내한 갤럭시노트10의 할부원금은 8만 원이 넘는 요금제를 6개월 유지하는 조건으로 29만 원. 이날 이 단말기 공시지원금은 29만7000원~32만 원으로 출고가가 124만8500원인 점을 고려해 ‘법대로’ 이 단말기를 구매하려면 공시 지원금과 대리점의 추가 지원금(공시 지원금의 최대 15%)을 합해도 할부원금이 90만 원에 달한다. 이 판매업자와의 거래는 철저하게 온라인으로만 이뤄진다. 주요 개인정보와 신분증을 사진 찍어서 보내주면 판매업자는 택배로 단말기를 보내주는 식이다.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노출돼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민경(여·29·부산 동래구) 씨는 “중고나라에서 단말기 판매업자와 거래했는데, 업자가 개인정보만 받고 단말기 가격이 바뀌었다며 판매를 거절했다”며 “개인정보만 노린 상술이 아니었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단속 주체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사태 파악조차 못했다. 단말기유통담당관실 온라인 단속 담당자는 “네이버 중고나라 쪽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