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보조금 수급 대상자가 아닌데도 서류 등을 조작해 돈을 받아가는 사례가 끊이지 않자 정부가 신고 포상금 상한선을 폐지하고 ‘특별 사법 경찰’을 도입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추진한다.

기획재정부는 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보조금 부정 수급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보조금은 국가가 행정상 특정 목적을 달성하고자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공공단체나 개인에게 교부하는 돈을 의미한다. 고용 장려금, 생계급여, 농수산 직불금, 화물차 유류세 보조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번 방안은 보조금 부정 수급이 재정 누수뿐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줘 정부 불신을 조장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 실시한 집중 점검 결과 지난 1~7월 보조금 부정 수급액은 총 1854억 원에 달했다. 부정 수급 방식은 ▷서류 조작 ▷허위 등록 ▷거짓 신고 등으로 파악됐다.

이에 정부는 현재 2억 원인 신고 포상금 상한액을 아예 없앤다. 올해 말까지 보조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한다. 부정 수급 환수액의 30%는 신고자에게 지급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부정 수급 신고자를 ‘공익 신고자 보호 대상’에 포함시켜 신변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보조금 부정 수급 적발 건수를 늘리고자 특별 사법 경찰을 만든다. 각 시·도에는 ‘현장 책임관’과 ‘보조금 전담 감사팀’을 설치해 무작위 불시 점검과 집중 단속에 나선다. 부정 수급자는 향후 모든 국고 보조 사업에서 배제되고 부정 수급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제한 기간도 최장 5년으로 길어진다. 모든 사업에서 발생하는 부정 수급 제재 부가금은 부정 수급액의 5배로 통일된다. 정부는 또 미자격자에 대한 부정 수급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부처별 시스템 연계를 강화하고, 지방 보조금 통합 관리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