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 규제 조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한국이 일본 정부와 양자 협의를 시작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일 양국이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WTO 양자 협의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우리 측에서는 정해관 산업부 신통상질서협력관(국장급)이 수석 대표로 나선다. 일본 경제산업성도 이날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협의는 지난 7월 대한국 수출 규제에 나선 일본 정부를 우리 정부가 지난달 11일 WTO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WTO 무역 분쟁 해결의 첫 단계가 바로 ‘당사국 간 양자 협의’다. 따라서 이번 협의는 관련 법에 따른 통상적인 절차로 볼 수 있다.
다만 양국 파견 인사의 직위가 국장급으로 격상됐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WTO 양자 협의는 실무자(과장)급에서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사안이 중대하고 일본 측과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돼 국장급 인사를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수출 규제 사태 이후 통상 분야에서 양국의 고위급 만남이 이뤄지는 것은 처음이다.
정 협력관은 “일본 조처의 문제점과 비합리성을 제기하고 합의할 해결책이 있는지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수출 규제 조처가 WTO 규정에 부합하다”는 일본 정부 입장이 확고한 만큼 이번 협의가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된 채 끝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만약 양자 협의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정부는 WTO에 패널(재판부) 설치를 요청하게 된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