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테크로스·파나시아 등
- 세계 1위 업체들 더욱 약진
- 조합도 나서 해외시장 개척
- 지역 산업계 “재도약 기회”
글로벌 조선산업에 ‘친환경’이 강조되자 부산지역 조선기자재의 수출길이 활짝 열렸다. 대기업에 납품하며 간접 수출하던 과거와 달리 독자 기술을 개발해 외국 조선소와 선주를 대상으로 직접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개별 기업은 물론 조선기자재 기업으로 구성된 조합까지 가세해 해외 현지화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친환경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한 대형 선박 발주 시장이 열리면서 이번 기회를 제대로 잡아야 독자적인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은 싱가포르와 중국 상하이 거점 기지 설립에 이어 올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7월)와 그리스 아테네(10월)에 거점 기지 설립을 마쳤거나 추진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회원사 230여 곳으로 구성된 이 조합에서 부산지역 조선기자재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명실공히 부산은 국내 조선기자재 산업의 중심지다. 조합 관계자는 “개별 기술 시장이 수년 내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다”며 “해외에서 직접 바이어와 에이전트, 조선소를 발굴해 국내 기업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조합이 외국 지사를 설립한 까닭은 최근 IMO(국제해사기구)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규제가 확산되면서 세계 조선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선박 평형수 내 미생물을 완전히 제거하는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와 선박이 내뿜는 대표적인 대기 오염 주범인 황산화물을 저감하는 ‘스크러버’ 기술에 수요가 몰린다. 코트라(KOTRA)는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 시장이 2024년 50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크러버 시장은 2022년 78조 원 규모로 열린다고 전망했다.
특히 친환경 관련 조선기자재 산업은 지역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나시아는 현재 스크러버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5%로 1위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5700억 원에 이른다. 테크로스는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린다. 이 업체는 최근 LG전자의 수처리 부문 계열사 두 곳을 인수하며 중견기업 반열에 올랐다. 동화엔텍은 LNG 추진선의 엔진부품 개발을 끝냈다.
글로벌 수요도 탄탄하다. 특히 러시아는 자국의 조선기자재 기술이 열악한 상황을 고려해 기술력을 갖춘 외국 중소기업을 발굴해 현지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원자력 추진선과 북극 항로 개발용 쇄빙선 같은 특수선박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800척을 발주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해외 곳곳에 글로벌 거점 기지를 마련하는 것은 신시장을 개척함과 동시에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의 가장 큰 고민인 사후 서비스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며 “이번 기회를 잘 잡는 게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길이다”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