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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자재 기술로 세계로 <2> 러시아 특수 선박 잡아라

러시아 쇄빙선 등 800척(2030년까지 발주 예고) 황금시장 … 에이전트 발굴 사활

  • 상트페테르부르크=민건태 기자
  •  |   입력 : 2019-10-20 19:31:1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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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항로 운행할 선박 수요 급증
- 한국조합 ‘상트페’ 사무소 개설
- 에이전트 90곳 방문 11곳 선별
- 국영 USC 등과 거래 트기 박차

- 50여 명 현지 조선산업전 참석
- 영하 50도서 방습 기술 등 소개
- 러, 韓 위한 세미나 이례적 열어
- “서로 협력할 부분 많을 것” 강조

- 러 정부 부품 국산화 의지 강해
- 기술 이전·수익 접점 고민 필요

러시아가 신흥 선박 발주 시장으로 떠올랐다. 2030년까지 북극 항로를 개척할 쇄빙선과 원자력 추진선 같은 특수 선박을 중심으로 800척의 발주를 예고했다. 그동안 러시아에 거래선이 없었던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 입장에서는 더 없는 호재로 꼽힌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조선 인프라의 45%가 집중된 조선 중심지다. 러시아 최대 국영 조선소 USC를 중심으로 다양한 업체가 포진해 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 7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점을 마련해 수출과 사후서비스 등을 도울 방침이다. 조합 강남영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사장은 “러시아는 조선기자재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국가이므로, 정부가 외국 기업을 유치해 현지화 작업을 거쳐 부품 국산화 작업에 들어간다”며 “바이어와 에이전트를 발굴하는 작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NEVA 2019’ 전시회에는 선박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이 소개됐다. 사진은 러시아 최대 국영 조선소인 USC의 부스로, 연료전지 기반의 심해 탐사 장비(왼쪽)와 원자력 추진 기반의 쇄빙선(오른쪽 맨 앞) 기술이 전시됐다. 민건태 기자
■러시아, 한국에 ‘러브 콜’

지난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최대 조선산업 전시회 ‘NEVA 2019’에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 관계자 5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쇄빙선과 원자력 추진을 기반으로 한 대형 크루즈선 등이 전시됐다. USC에는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다. 특수선은 물론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심해 탐사 장비까지 소개됐다. 조합 김성준 총괄이사는 “러시아 조선 시장은 한국과 달리 특수선을 중심으로 건조되는 특성을 보인다”며 “러시아와 거래선을 트면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무적인 점은 러시아가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러시아 측은 별도 세미나를 열어 러시아의 조선업계 관계자와 한국 조선기자재업계 관계자가 서로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세미나의 사회를 맡은 USC 알렉산더 나볼로트스키 벤더 국장은 “한국에 크게 기대한다”며 “러시아 조선산업이 발전하도록 서로 협력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이 전시회와 같은 공식선상에서 특정 국가를 위한 세미나를 연 것은 드문 일이다. 코트라(KOTRA) 김정훈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장은 “다양한 국가가 참석하는 전시회에 한국 기업만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라며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며, 러시아가 한국에 그만큼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

   
USC가 주최한 한국 조선기자재 초청 세미나. 민건태 기자
러시아가 한국 조선기자재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북유럽 국가와 맞먹는 기술력을 보유함과 동시에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는 현지 비즈니스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USC 주도로 열린 세미나가 대표적인 사례다. 공식적으로 조합과 코트라가 초대한 업체 11곳이 발표를 계획했지만, 현장에서 추가로 3개 업체가 갑자기 발표장에 나타났다. 이미 러시아 현지의 유력 에이전트를 발굴한 업체들로 경쟁사보다 먼저 구축한 네트워크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조합에서 발굴하는 에이전트가 국내 조선기자재 업계에 고스란히 전달되므로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업체도 있다. 러시아가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이므로 에이전트의 역량을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의도다. 동화엔텍 관계자는 “일본 중국 등 전통적인 수출 대상 국가에서 벗어난 곳”이라며 “주력 제품을 러시아에 공급한 뒤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요구하는데, 에이전트 옥석 가리기가 먼저다”고 분석했다.

일부 업체는 신흥 시장에 기대감을 보였다. 선박 및 발전소 공조 시스템을 개발한 대원엔지니어링은 북극 항로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였다. 영하 50도 환경에서 엔진에 습기가 차지 않는 기술인 ‘안티 아이싱 에어 히팅 시스템’을 현지에 소개했다. 대원엔지니어링 김상석 연구소장은 “다수 러시아 현지 업체와 상담을 진행했다”며 “새로운 시장이 열리므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조합 강 지사장은 두 달 동안 90곳의 현지 에이전트를 방문해 11개 에이전트를 ‘선별’했다. 회사 규모와 납품 실적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다. 강 지사장은 “러시아는 발주 과정이 장기간 걸리는데, 이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미리 결정해야 한다”며 “개별 기업은 현지 기술 이전과 수익 창출 목표 사이에 접점을 찾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민건태 기자

※ 본 기획취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러시아 조선산업 현황(2016년 기준)

조선소

182개 기업, 종사자 17만 명

협력업체

2000개 기업, 종사자 70만 명

선박 수입액

18억9634만 달러

대한 선박 수입액

5231만 달러(러시아 선박 수입점유율 27.6%)

※자료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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