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를 이르면 25일 결정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기재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관계 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조만간 열어 (개도국 지위 유지 또는 포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종합 국감 일정(23, 24일)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데드라인’ 등을 고려할 때 회의 개최 시점은 25일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자국 무역대표부(USTR)에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WTO에서 개도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90일 안에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한국 시간으로 24일이 마감 시한이다. 따라서 현재 개도국 지위에 있는 한국도 포기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90일’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어서 우리 정부가 25일 이후 입장 표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서는 ‘개도국 졸업’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등과 면담한 것도 공식 발표 전 미국 측과 접촉하고 ‘한국 농업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 본부장은 “한국 농업의 민감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당시 ‘선진국임을 선언하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농업 분야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농업을 제외한 분야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개도국으로 남았다. 따라서 개도국 특별 대우가 없어지면 우리나라는 농업 분야에서 타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