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그룹 결정된 것 없다” 부인
- 노조 “물량 축소 위기감 키워서
- 과거처럼 인력 줄일 속셈” 반발
르노그룹의 내년 신차 출시를 앞두고 수출물량 배정에 관한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아직 수출물량 배정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내년 생산물량 축소 우려를 놓고 노조가 의혹을 제기하면서 노사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그룹 본사가 내년 출시할 예정인 ‘XM3 인스파이어’의 수출물량을 아직 배정하지 않았다고 23일 밝혔다. 크로스오버차량인 XM3는 현재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위탁 생산하고 있는 닛산의 로그를 대체할 물량으로 꼽힌다. 부산공장은 2013년부터 연 총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10만 대가량을 생산해 수출해왔다. 하지만 로그 생산은 내년 2월로 종료된다. 르노삼성차는 한때 닛산의 캐시카이 모델 물량을 로그 후속으로 받으려고 했으나 르노-닛산의 동맹관계에 틈이 벌어지면서 지난 3월 이미 물량 수주를 포기했다.
이처럼 XM3가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기대물량의 60%만 받았다’ 또는 ‘배정이 아예 물 건너갔다’는 등 수출물량을 놓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르노그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유럽에는 내년 10월께 출시될 예정이어서 올 연말, 늦으면 내년 초에 배정 결정이 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XM3는 국내에 먼저 출시된다. 르노삼성차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위해 부산공장에 이미 신차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
그러나 XM3 수출물량을 배정받는다고 해도 유럽에는 내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어서 내년 2월 로그의 생산이 종료되면 6개월가량 생산물량이 대폭 축소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수출물량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생산에 돌입하기까지 생산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작업량을 축소하고 인력을 조정하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노조는 사측이 신차 배정을 일부러 늦추고 생산물량 감축을 앞세워 위기감을 높여 내부 구조조정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2012년 구조조정 때와 상황이 똑같다. 생산량 감소를 이유로 900명에 달하는 인원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벌인 뒤 2013년 닛산의 로그 위탁생산을 발표했다”며 “지난달 하순까지 받는다던 희망퇴직자 신청이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작업 전환도 노조와 협의 없이 사측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조만간 생산물량 축소에 따른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