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상징인 붉은색 날개 모양의 CI(기업 이미지)가 빛을 본 지 1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HDC(현대산업개발)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발 빠르게 기존 주인이었던 금호그룹과의 연관성을 지워내는 조처다.
13일 HDC 등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실무진을 불러 새로운 아시아나항공의 브랜드 제작을 지시했다. HDC의 새 CI 디자인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항공기를 비롯한 모든 물품에 로고 교체가 이뤄져야 해서 실제 적용은 빨라도 내년 초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창립된 후 2006년 초까지 색동저고리 입은 여인을 형상화한 CI를 사용했다. 2006년 2월 금호그룹 창립 60년을 맞아 ‘윙(날개)’을 형상화한 그룹 통합 CI를 도입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브랜드 로고도 통합 CI로 바뀌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7년부터 통합 CI 소유권을 가진 금호산업과 ‘날개’ 마크 사용에 관한 상표권 계약을 맺어 매년 계약을 갱신했다. 지난 4월 체결된 계약 내용은 날개 마크 사용료로 금호산업에 1년간 143억7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HDC 입장에서는 비싼 사용료를 내고 CI를 고수할 이유가 없다. 또 CI 교체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그룹과 결별하고 HDC 그룹에 편입됐다는 것을 외부에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HDC는 지난해 5월 지주사로 출범한 뒤 현대산업개발그룹이던 그룹 명칭을 HDC그룹으로 바꾸면서 부동산114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사명에 붉은색의 ‘HDC’를 쓰고 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도 그룹 정체성 제고 차원에서 이름 앞에 HDC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사명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