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수 완료 땐 HDC의 증손자격
- 지분 100% 미확보땐 매각해야
- 지역기업·소액주주 과반 보유
- 사실상 100% 취득 어려워
- 자회사로 편입하면 적극 협력
“현대산업개발과 부산 상공계가 손잡고 에어부산을 국내 최고 항공사로 키워 봅시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단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에 에어부산의 발전 방안을 제안해 이목이 쏠린다.
14일 부산상의에 따르면 최근 회장단은 현대산업개발 측에 “에어부산을 HDC 그룹의 자회사로 격상 시켜 달라. 부산을 기반으로 한 국내 최고의 LCC가 되는 데 지역 상공계가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의 뜻을 전달했다. 에어부산은 지분 구조 때문에 분리 매각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지주회사인 HDC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마무리하면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되면서 에어부산은 HDC의 증손자 회사가 된다.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아시아나항공)는 증손회사의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한다. 지분 100%를 확보하지 못하면 2년 내 회사(지분)를 매각해야 한다.
현재 에어부산의 지분은 아시아나가 44.2%를 갖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은행 등 지역기업이 45.6%, 소액주주가 10.2%를 보유 중이다. 아시아나가 50%가 넘는 나머지 지분을 완전 매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애경은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애경은 국내 최대 LCC(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을 갖고 있어 에어부산을 안게 되면 LCC 시장에서 독점적 지배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에어부산이 제주항공으로 넘어갈 경우, 그 동안 에어부산을 성장시킨 지역의 공로는 허사가 된다. 상공계가 HDC에 상생 방안을 제안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 상공계는 에어부산을 HDC의 증손회사로 두는 것이 아니라 현대산업개발과 수평 관계의 자회사에 포함하면 공정거래법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에어부산이 분리매각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HDC그룹 아래는 HDC호텔과 신라면세점, 부동산114 등 10개가 넘는 자회사가 있다.
부산상의 이갑준 부회장은 “에어부산과 부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부산기업들과 소액주주로 포함된 시민을 포함하면 에어부산의 전체 지분 가운데 50% 이상이 부산 몫”이라면서 “자금력이 좋은 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을 운영하면 항공기나 관련 인프라 투자에 대거 나설 것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LCC가 되도록 지분을 투자한 부산 상공계도 HDC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밝혔다.
지역 상공계와의 파트너십은 HDC에도 나쁘지 않은 카드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항공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내년 일본 도쿄올림픽 개최와 한·일 관계 개선 여부에 따라 일본 노선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2030 등록엑스포 등 메가 이벤트도 가시화되고 있다. 가덕신공항 추진이 확정되면 에어부산의 공항 점유율은 더 높아지게 된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