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 규제 조처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 2차 양자 협의를 진행했지만, 지난달 1차 협의 때와 마찬가지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성과 없이 종료됐다.
이로써 한일 양국은 WTO 내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 정부는 이와 별개로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산업의 ‘탈 일본’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한일 양국 간 WTO 2차 양자 협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WTO 패널(재판) 설치’ 요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WTO 관련 법상 제소국(한국)과 피소국(일본) 간 양자 협의는 개시 후 2개월 동안 진행된다. 만약 양자 협의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소국은 WTO에 패널 설치를 요청하게 된다. 패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통상 15개월이 걸린다. 패널 결과에 한쪽이 불복해 최종심까지 가면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 3년 정도가 소요된다.
1차 협의가 지난달 11일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음 달 11일까지 한국과 일본이 극적 합의에 이르지 않는 한 WTO 내에서 양국이 법적 공방을 벌이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음 달 11일 이전에) 3차 협의가 개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장기전에 대비해 소·부·장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제2차 소부장 경쟁력위원회’에서 “소·부·장 분야 수요기업(대기업)과 공급기업(중견·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사업 4건을 첫 번째 시범 사업으로 승인했다”며 “2024년까지 4개 사업에 총 18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4개 사업은 ▷자동차·항공 핵심 소재인 고품질 산업용 탄소 소재 생산 ▷이차전지 핵심 소재 개발 ▷반도체 장비용 부품 개발 ▷전자부품 핵심 소재 기술 개발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