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0일 취임한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취임 1년을 맞는다. 홍 부총리는 경제 활력 제고에 총력을 쏟았지만 ‘저성장 고착화’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정하고도 특정 대기업을 위해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는 등 ‘국가 균형 발전’ 원칙에 스스로 역행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8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 5일까지 1년간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의 사령관으로 ▷경제활력대책회의 26회 ▷대외경제장관회의 7회 ▷일본 수출 규제 대응회의 20회 등 총 100여 차례의 장관급 회의를 주재했다. 홍 부총리는 취임 당시 “경제 상황이 엄중한 만큼 2기 경제팀은 내년(2019년) 모든 역량을 동원해 경제 성장률을 회복시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2기 경제팀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6조7000억 원 규모로 편성해 수출 및 투자 활성화를 지원한 데 이어 내년 총예산도 ‘초슈퍼’ 규모인 513조5000억 원으로 짰다.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2%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올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97% 증가해야 그나마 2%대 달성이 가능하다. 만약 4분기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2%를 밑돌게 된다. 국내외 기관이 전망한 내년 성장률도 2% 초반 수준이다.
이는 일차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리스크가 개선되지 않은 영향이 크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경제동향 12월호’ 보고서에서 “지난 4월 이후 9개월 연속으로 한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세계 수출액(누계 기준 12조483억 달러)에서 한국 수출액(3614억 달러)이 차지한 비중은 2.9%로 2008년(2.6%) 이후 11년 만에 3% 아래로 내려갔다.
홍 부총리가 약속한 지역 경제 활성화도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국가 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정책이 다수 나왔다. 정부가 지난 2월 수도권 입지 규제를 완화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도 용인에 조성할 수 있도록 한 게 대표적인 예다. 당시 비수도권 지자체는 “수도권 규제 완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서는 노동이나 규제 등에 중점을 두고 추진력 있게 개혁 작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