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2% 찬성 “인력 줄어 노동강도 세져”
- 노조, 기본급 월 12만 원 인상 등 요구
- 사측 “수출물량 배정 못 받았는데” 막막
- 부품업계 폐업·업종 전환 확산 조짐
르노삼성차가 지난 6월 상생합의문을 발표하며 갈등을 봉합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6월 전면 파업 당시 타격을 입었던 르노삼성차의 협력업체들은 올해 두 번째 파업이 현실화될 것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12일 부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노조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를 통해 합법적인 쟁의조정을 거쳐 파업권을 얻었는데도 사측이 이를 불법이라고 주장한다며 파업 돌입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임금 인상 놓고 노사 팽팽한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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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생산 라인의 모습.
국제신문 DB |
노조는 지난 10일 파업 찬반투표를 벌였다. 조합원 2059명 중 1939명이 투표에 참여해 1363명(66.2%)의 찬성으로 파업 안을 가결했다. 반대는 565명(27.4%)이었다.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에서 파업 수위 등을 결정하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사측에 요구한 것은 기본급 월 12만 원 인상과 수당 지급 등이다. 노조 관계자는 “2011년 5700명에 달한 인력이 구조조정으로 4100명까지 줄었다. 인력 보강은 없는데 노동강도는 점차 세졌다”면서 “하지만 2017년 월 3만2000원의 임금 인상 이후 급여가 오르지 않았다. 현대차와 같은 수준으로 맞추려면 월 24만 원이 더 올라야 한다. 12만 원 인상이 무리한 요구인가”라고 말했다.
사측도 할 말은 있다. 5년간 위탁 생산한 ‘닛산 로그’의 물량이 내년 초 끊긴다. ‘XM3’ 등 신차 물량 배정도 못 받을 경우 적자 폭이 커질 전망이다. 사측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흑자이긴 하지만 과거 40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1000억 원으로 줄었다. 내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설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번 투표에서 파업 찬성 의견은 66% 수준이어서 파업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2018년을 비롯해 최근 5년 새 파업 투표 찬성률은 모두 90%에 육박했다. 회사가 제기한 행정소송도 노조에게는 부담이다. 사측은 부산지노위가 했던 쟁의조정을 중앙노동위원회가 맡아야 한다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 파업 참여 조합원이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어 중노위가 담당하는 게 맞다는 취지다. 법원이 사측 의견을 받아들이면 노조 파업은 법적으로 지장이 생긴다.
■협력업체, 파업 현실화될까 전전긍긍
르노삼성차의 협력사들은 올해 ‘두 번째’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한다. 전반적인 경기 불황에 르노삼성차의 파업으로 일감이 더 줄면 당장 인건비 지급이 어려운 곳도 많다는 것이 자동차부품업계의 하소연이다. 부산자동차공업협동조합 권승민 상무는 “협력업체 중 이달 중 폐업을 예고한 곳도 있다.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할까 고민하는 업체도 많다”고 토로했다.
지난 6월 전면 파업 때 협력업체의 어려움이 화두가 됐다. 르노삼성차에 100% 물량을 납품하던 A사는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B사는 단체 연차 휴가를 써가며 버텼다. C사는 한 달에만 40억 원 넘는 손실을 보기도 했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가 갈등 봉합 반년 만에 이런 일이 또 발생하면서 ‘우리는 이제 희망이 없구나’하는 부정적인 생각만 든다”며 한숨을 쉬었다.
르노삼성차와 협력하는 127개사의 모임인 ‘르노삼성차 수탁기업협의회’도 우려 섞인 분위기 속에 파업 추진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화영 배지열 기자 hongdam@kookje.co.kr
르노삼성차 최근 파업투표 찬성률 |
2017년 |
2018년 |
2019년 |
89.9% |
85% |
6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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