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인상 놓고 절충안 도출 관건
- 사측, 성과급 지급 제안에 무게
다시 파업 위기에 직면한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이번주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합의하면서 갈등 봉합을 위한 출구 전략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임단협 협상 타결이냐’ ‘노조의 파업 돌입이냐’의 방향타는 회사가 제시할 협상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오는 18~20일을 집중교섭 기간으로 정하고 5차 교섭 이후 결렬됐던 본교섭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18일 진행될 노사 교섭은 노조의 올해 임단협 협상 요구안(기본급 12만 원 인상·임금피크제 폐지 등)의 절충안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사측은 여태껏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 9월 초부터 실무교섭과 본교섭에서 12차례 회사와 협상을 벌였는데, 회사가 지난달 중순 ‘어려운 사측 입장을 이해해달라’는 의견을 밝힌 이후 노조 요구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부산노동위원회는 두 차례 조정회의 때 회사가 ‘의견 없음’을 밝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노조는 사측과의 집중교섭이 끝나는 20일까지는 파업에 돌입하지 않을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 투표 찬성 가결로 파업 수위를 정하는 절차인 16일 ‘임시대의원 총회’와 17일 ‘쟁의대책위원회’는 예정대로 하지만, 회사 측과 대화 창구가 열리는 만큼 어떤 입장을 밝히는지 구체적으로 들어본 뒤 파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회사가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조 요구대로 임금을 올릴 경우, 프랑스의 르노 본사가 부산공장의 차량생산 배정 물량을 줄일 가능성이 커진다.
사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르노 본사가 스페인과 터키 등 전 세계 19개 공장에 생산 물량을 배정할 때 고려하는 점은 크게 네 가지다. 인건비 등으로 투입되는 생산원가와 ▷생산원가 대비 일의 효율성 ▷생산품의 품질 ▷적시 납기 등이다. 사측 관계자는 “그간 부산공장은 효율성과 품질, 적시 납기 등에서 세계에서 큰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임금인상을 통해 생산원가가 높아지면 본사가 노동력이 싼 스페인 등에 물량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회사는 노조 요구대로 기본급을 인상하기보다 성과를 낼 경우 적정 수준의 보수(변동급)를 지급하는 쪽으로 협상안을 내놓지 않을까 하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회사 역시 빠르게 협상을 타결하고 공장을 안정시키고 싶어 한다. 만약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내년 초부터 국내에 출시돼야 하는 전기차 ZOE(조에)와 QM3 후속 모델 등 6개 종류 신차 생산에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또 본사로부터 내년 생산물량을 확보하는 데도 문제가 발생한다. 올 초 20만 대 이상 생산하던 물량이 최근 15만 대 수준으로 떨어져 위기감이 커져 있는데, 신차 XM3 배정만큼은 부산공장에 가져와야 더 큰 출혈을 피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닛산 로그 8만 대 위탁생산이 내년 초 끝난다. XM3 물량을 닛산 로그 수준으로 받아오려면 노사분규부터 이른 시일 내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조합원 다수가 만족할 수준의 절충안을 내놓는다면, 노조도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