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선해양기자재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시장에 진출했다. 성과의 뒤편에는 무수히 많은 현장을 누비는 실무자들의 노고가 뒤따랐다. 다양한 나라를 다니며 산전수전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 1974년 압축기 국내 첫 상용화
- 글로벌 시장서도 최대 점유율
- 내년 시행 IMO 환경규제 호재
- 엔진교체 등으로 수요 많아져
- 내년 수주 올해 대비 2배 전망
- 박 팀장, 해외시장 누비며 영업
- 계약 관련 상황 뒤바뀌기 일쑤
- 기상 악천후 등 뚫고 종횡무진
㈜동화뉴텍은 1974년 설립 이래 압축공기 관련 제품을 생산해온 제조업체다. 특히 콤프레셔(압축기)는 선박의 엔진 시동을 걸기 위한 필수 장치로 제품에 이상이 있으면 선박이 운항하지 못할 정도다. 동화뉴텍은 국내 최초로 선박용 압축기를 생산 및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며 압축기를 포함한 제품 관련 계약을 맺고 부품을 공급하는 동화뉴텍 박석균 영업팀장은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영업직을 맡아 현장을 누빈다. 박 팀장은 “영업 과정에서도 기술적인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보니까 해당 분야를 잘 아는 게 이점이 될 때가 많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거로 생각한다”고 웃었다.
 |
| ㈜동화뉴텍 박석균 영업팀장이 부산 강서구에 있는 본사 건물에서 피스톤 압축기 모형을 보며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
■바이어 변심에 악천후 뚫고 비행기 탑승
박 팀장의 일터는 시간과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외국 바이어 요청이 있으면 일주일에 여러 차례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한다. 특히 계약과 관련해 상황이 뒤바뀌면 현장은 촌각을 다툰다. 그는 지난해 싱가포르 선주와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등골이 서늘하다. 박 팀장은 “우리 회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주문을 받았는데 갑자기 취소 통보를 받았다. 연락하니 어떤 자료를 요청하면서 당장 그 다음 날 아침 현지 미팅에 참석하면 재고하겠다고 해 비상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당시 영업팀이 러시아와 일본에 흩어져 있어 ‘양동작전’이 시작됐다. 러시아에서 관련 자료를 작성해 싱가포르에 보내고, 일본에서 싱가포르행 비행기를 타고 현장에서 자료를 받아 선주를 찾아갔다.
이들의 노력에 다행히도 선주가 마음을 돌려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메일을 귀국일에 맞춰 받을 수 있었다. “메일을 확인하고는 짜릿함이 엄청났죠. 사실 선주가 마음을 돌리면 대부분은 포기하거든요. 약 50억 원 규모의 대규모 계약이었는데 가능성이 희박한 계약을 성공적으로 바꿔내 더 기억에 남네요.”
해외 출장도 출국 전에 미리 방문 일정을 정하는 등 계획을 세우지만, 현지 사정으로 순서와 시간이 바뀌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올해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는 귀국길에 폭우를 만나 공항이 폐쇄되는 상황을 맞았다. 급하게 차를 구해 다른 도시로 이동해서 티켓까지 구했지만 그곳도 폭우로 공항을 쓸 수 없게 됐다. 결국 3번째 공항을 찾아서야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박 팀장은 “분명히 몸은 해외에 있지만 즐길 여유는 하나도 없다. 최대 일주일 일정인데 이동 시간을 제외하고 일할 수 있는 시간도 3일 정도에 불과하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10곳만 방문해도 시간이 모자라다”고 말했다.
■친환경선박, 조선해양기자재 기회
동화뉴텍의 압축기는 내년부터 더욱 세계적으로 찾는 곳이 많아질 전망이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선박 관련 규제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다. 새로 건조되는 선박 대부분이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면서 압축기 수요가 늘어나고, 기존 디젤 엔진 선박도 엔진 교체 과정에서 새로운 압축기를 장착해야 한다.
더불어 가스 연료를 취급하는 선박의 폭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잔존 가스를 제거하는 질소 발생기도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이미 내년 1월 일본, 2월 중국을 돌며 압축기 시스템에 대해 알리는 출장계획이 잡혀 있다. 박 팀장은 “내년 수주 목표 금액을 올해 매출 수주 금액의 2배로 잡았다. 수주 물량도 비슷하게 예상하는데 더욱 많은 현장을 다니면서 수주를 따내 매출로도 이어지게 만드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동화뉴텍은 선박용 압축기 외에도 산업용과 플랜트용 압축기도 생산 중이다. 특히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산업용 압축기를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기존에 생산 중인 스크루와 피스톤 압축기에 이어 많은 압축량을 자랑하는 터보 압축기까지 향후 5년 내 생산하도록 준비 중이다.
동화뉴텍 권영우 대표이사는 “이전부터 압축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준비했다. 사실 예상보다 조금 빨리 오긴 했지만 준비해왔기 때문에 곧바로 진입할 수 있었다. 암모니아나 수소 가스 관련 기술도 향후 10년 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