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은 소문 없이 발표됐다. 이번 대책 발표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 발표됐던 8·2대책과 9·13대책에 버금가는 매머드급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니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24주째 상승하고 있는 서울 강남 집값 잡기의 일환이라는 것은 발표된 내용을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상승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일격을 가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이번 대책 내용 뿐 아니라 발표의 기밀성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소위 ‘강남발 집값 상승’랠리에 대한 부담과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번 12·16 대책은 문재인 정부가 18번째 발표한 부동산대책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30개월 중 1.6개월 마다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셈이다.
최근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30개월 중 26개월 동안 서울의 주요 아파트값이 상승(25평 아파트 기준 평균 4억 상승)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서울 아파트 중위값은 8억8000만 원 수준이다.
반면에 지역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다. 발표 대책 대부분이 서울 강남 집값 잡기에 초점이 맞춰진 것도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하락하고 있는 쪽보다야 오르고 있는 쪽을 타깃으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당연하면서도 지역 입장에서는 서운하다. 아파트 값이 서울만큼 상승 못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서울 잡으려다가 지역은 관심 밖, 역차별 받는다는 느낌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부산은 11·6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이후 조정대상지역이 전면 해제 되었다지만 역외자본 유입에 따른 이상 급등, 이상 과열로 인해 불과 한 달여 만에 지역시장은 조정국면이다. 게다가 계절적으로도 비수기다.
이번 12·16 대책 또한 지역 입장에서는 집값도 안 올랐으면서 9억 이상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양도소득세 인상은 예외 없이 적용받는다. 집값도 안 오르는데 세금은 늘어난다는 볼멘 불만이 생길 여지가 커졌다.
궁금하다. 정부의 이러한 지속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왜, 오히려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일까? 두 가지다. 가격만을 잡으려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수요를 넘는 공급이 있을 때야 가격 상승을 멈춘다. 집값이 오르는 서울 강남에는 공급이 없다. 수도권 3기는 수요와 공급의 공간이 매칭되지 않는다. 또 다른 이유는 정부의 모든 관심이 서울 강남에 국한된 탓이다.
우리나라 국토는 넓다. 서울만 우리의 국토가 아니다. 부산도 광주도 한국의 국토다. 지역은 공급이 넘친다. 정부도 관심 없는 듯하다. 이러다 지역 다 죽는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원장 주택·도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