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사측이 파업 동력 떨어뜨려”
- 사측 “자발적 근무 직원 상당” 반박
- 협력·하청업체 도미노 피해 우려
- 시 “정부 산업위기 특별지역 지정
- 노사문제로 합당하지 않아 거부해”
지난 6월 우여곡절 끝에 파업 갈등을 봉합한 르노삼성자동차가 6개월 만에 다시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지역 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23일 파업으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파업 상황이 길어지면 부산·경남지역의 협력업체 수십 곳의 ‘도미노 피해’가 우려된다. 파업을 경험했던 노사 양측 모두 조속히 해결책을 찾고 싶어 하지만,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져 이번 사태가 어디로 흘러갈지 한 치 앞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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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파업 중 공장 외부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
르노삼성차 노동조합은 이날 “회사가 노조의 파업 동력을 떨어트리려 꼼수를 쓴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이날 ‘다수 인력이 부산공장에 정상 출근해 작업 중’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언론을 비롯해 대내외에 퍼트리자 노조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파업을 시행하는데, 회사가 노조의 활동을 위축시키려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또 노조는 “회사가 많은 조합원을 근무에 나서도록 독려하는데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노조의 강경 노선에 반발하는 생산직 직원도 많은 것으로 안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회사를 걱정하는 마음에 자발적으로 근무에 나선 직원도 상당하다”고 반박했다.
노조 입장에서는 조합원의 파업 동참은 가장 크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지난 6월 임단협 교섭 결렬로 전면 파업에 돌입한 적이 있지만 60% 넘는 조합원이 출근을 하면서 일주일 만에 파업을 철회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노사 갈등은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부산에 한 곳뿐인 완성차 업체의 파업이 장기화되면 직접적인 관계를 맺은 협력업체 20곳을 비롯해 수십여 곳의 하청업체에 연쇄 피해가 발생한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지난 6월의 악몽이 떠오른다. 올 연말이 지나면 곧 설 명절도 이어지는데 월급과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을지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지난 6월 파업 때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졌는데 이번 파업은 최대한 빨리 마무리돼 협력업체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았으면 한다”고 우려했다.
르노삼성 노사 역시 파업이 장기화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회사 전체가 위기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 초 20만 대를 넘던 생산 물량이 최근 15만 대 수준으로 떨어졌고, 위탁 생산을 받은 닛산 로그 8만 대 생산이 끝나는 내년 초에는 물량이 최저점을 찍을 수 있다. 프랑스 본사로부터 XM3 등 신차 생산 물량을 배정받으려면 이른 시일 내 갈등 봉합이 필요하다.
부산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는 지원책을 찾고 있지만 당장 내세울 대책이 없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부산의 자동차 분야의 이익단체 차원에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인근을 정부의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시에 요청해 온 사실이 있다”면서도 “자동차 산업이 전체산업에 차지하는 비율 등 따져봐야 할 현안이 워낙 얽혀 있는 데다 노사 문제로 산업위기 특별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되면 실직자 이직 알선을 포함한 고용 안정과 기업 및 소상공인 자금 보조, 융자 등이 지원된다. 해당 지역 기업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김화영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