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 끝날 때까지 심의 멈춰야”
- “안전 관련 의사결정 하는 곳”
- 원안위 내에서도 의견 엇갈려
- 상당수 휴가 연휴때 강행 비판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4일 112회 회의에서 경북 경주시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영구 정지하기로 결정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원안위는 지난 9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으로부터 ‘월성 1호기 영구 정지 운영변경 허가 심사 결과’를 보고 받은 뒤 10월부터 폐쇄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회가 제동을 걸었다. 원전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9월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한 것이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한 뒤 지난 2월 영구 정지를 위한 운영 변경 허가를 원안위에 신청했다. 자유한국당 등은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할 당시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자료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해당 원전의 경제성을 과소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현재 이와 관련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만약 감사원이 정치권 주장대로 ‘경제성 과소 평가’ 결론을 내린다면 한수원 이사회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는 게 불가피하다. 한수원의 폐쇄 결정이 타당성을 잃게 돼 월성 1호기 정지 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회의에서도 참여 위원 7명은 영구 정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통상적인 절차(위원 간 합의)가 아닌 찬반 투표로 영구 정지가 결정됐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이병령 위원은 “감사원 감사가 끝날 때까지 심의를 멈추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안위 엄재식 위원장은 “원안위는 원전 안전과 관련해 의사 결정만 하는 곳이지 다른 것(감사원 감사 진행 상황 등)을 보는 기관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월성 1호기를 둘러싼 갈등은 이전에도 끊임없이 반복돼 왔다. 2016년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이 있기 전인 2015년에는 오히려 이 원전의 수명 연장을 둘러싸고 원안위 위원끼리 첨예하게 맞섰다. 이때도 표결 처리로 수명 연장 결정을 내렸고, 월성 1호기 인근 주민 등 2000여 명은 원안위의 수명 연장 결정을 무효로 하라는 행정 소송을 냈다. 이후 서울행정법원은 2017년 2월 주민의 손을 들어줬다. 월성 1호기 영구 정지 결정을 놓고도 경주 내에서는 찬반 목소리가 엇갈린다.
원안위 회의 운영 방식도 비판에 휩싸였다. 상당수 사람이 휴가를 간 크리스마스 이브에 회의를 강행했다는 점이다. 앞서 ‘신고리 4호기 운전 허가’ 때에도 원안위는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월 1일 회의를 열고 단 한 차례의 심의로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원안위 결정으로 국내 원전 30기(현재 건설 중인 원전 4기 포함) 중 영구 정지 원전은 2기, 가동 중인 원전은 24기가 됐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