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마지막 날이다. 한국경제와 증권시장을 돌이켜보고 금융중심지 부산의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국전쟁 이후 산업화로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으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한국전쟁 이후 명목 국민총소득(GNI)이 500배 성장했다. 1952년 증권업협회(현 금융투자협회)가 설립된 뒤 1953년 한국거래소 개소, 1962년 증권거래법 제정으로 자본시장의 역사가 시작됐다.
1956년 증권시장이 개설됐을 때 12개 기업(시가총액 150억 원)은 770여 개 기업, 1400조 원대 거대한 유가증권시장으로 바뀌었다. 1996년 7조6000억 원의 시가총액으로 시작한 코스닥 시장은 현재 250조 원대 시장으로 컸다. 대한민국 실물경제와 자본시장은 동반성장 할 수밖에 없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인 것이다.
부산도 금융중심지 활성화와 경제성장을 함께 이뤄낼 수 있다. 핵심은 민간 투자생태계 조성이다. 현재 상장기업의 85%가 수도권에 모여 있는 것은 혁신성장자금 조달이 편해서다. 투자유치를 통한 성장발판을 마련하기 토대가 좋은 것이다. 여의도에는 63개 증권사와 260여 개 자산운용사가 제도권 기업금융 부문에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수도권 중심으로 기업정보를 집적하고 있다. 130여 개 벤처캐피탈 역시 혁신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발걸음을 빠르게 하고 있다.
제2 도시 부산은 어떤가. 부울경 상장사 시가총액은 49조 원에 불과하다. 핀테크와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비대면 채널 의존도를 높이고, 엄지족 수요를 창출하면서 리테일에 국한된 지역 증권사를 위협한다. 자산운용사는 한 곳도 없다.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은 10여 개 회사밖에 되지 않는다.
가능성을 봤던 것은 지난 19일 처음 개최된 ‘머스트 라운드(MUST Round)’를 통해서다. 부산시와 금융투자협회가 혁신기업과 자본시장이 만나는 기회를 만들고자 지난 9월 ‘머스트’라는 투자기반 네트기반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이날 머스트라운드에서 수도권 자산운용사와 부산의 성장가능성 있는 기업이 한자리 모여 투자방향 등에 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런 민간 투자 비즈니스 기회가 지속적으로 제공된다면 부산의 금융중심지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에는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주택금융공사, 캠코 등 수많은 금융공공기관이 터를 잡고 있는 까닭에 민간 투자유치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다. 기업과 금융은 함께 성장해야 하는 순망치한의 관계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부산시 등 관계기관이 지역 경제 살리기에 나서려면 투자생태계 활성화에도 반드시(MUST) 집중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성대 변영태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