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대이란 수출액 1100만 달러
- 지역 산업계 직접적인 충격 적을 듯
- 사태 전면전·장기화 땐 악재 불가피
미국과 이란 간 전운이 몰고 온 ‘중동발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 상황이다.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한편 원유 수급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급등하는 양상을 보인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국내 산업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등하던 조선기자재 업계 촉각
이번 사태로 부산지역 산업계가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현재 지역 기업 가운데 이란과 거래를 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대이란 수출액은 총 11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 중 0.1%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사태 장기화는 우려스러운 변수다. 원유 이동 경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돼 유가가 급등할 경우 위기는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퍼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부산상의 심재운 조사연구본부장은 “고유가로 인한 타격은 부산뿐 아니라 국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올해 성장을 기대했던 지역의 기반 산업과 기업들이 연초부터 만난 악재로 동력을 잃지 않도록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역의 주력 산업인 조선해양기자재 업계는 카타르를 주목한다. 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국인 카타르는 지난해 증산 계획에 따라 최대 100척의 친환경 LNG 선박 건조를 발주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태가 격화되면 발주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김성준 총괄이사는 “당장 선박 물동량과 관련된 해운업부터 영향을 받은 이후 장기적으로 선박 수주량 감소와도 연결될 수 있다. 상황을 장기적으로 지켜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이란 리스크와 관련해 ‘석유·가스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열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부는 현재 원유 수급에 큰 문제는 없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비축유를 즉시 방출하기로 했다.
■금융시장 불안감 확산
이날 이란의 반격으로 금융시장이 또 한번 출렁였다. 국내 증시가 1% 이상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불안감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23포인트(1.11%) 떨어진 2151.31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일보다 19.27포인트(0.89%) 내린 2156.27로 출발해 장중 한때 2137.72까지 찍으며 급격히 하락했으나 점차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 역시 전일보다 22.50포인트(3.39%) 떨어진 640.94로 장을 마쳤다.
시장 불안이 높아지며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30원(0.37%) 오른 1170.80원으로 마감했다. 안전자산인 엔화 역시 한때 달러당 107.62엔으로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의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은 이날 거래대금 164억 원(272.6㎏)을 달성하며 시장 개설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g당 가격은 6만10원으로 역대 최고가(6만1300원)에 근접했다.
키움증권 서상영 애널리스트는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에 따라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조정 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문제는 이번 사태로 향후 투자심리 둔화가 빨라질 수 있어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한은은 “주가와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가 이후 변동폭이 축소되며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여타 아시아국가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며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세희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