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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신화 남기고…거인, 고향 울주에 잠들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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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롯데월드몰서 영결식 뒤
- 울산 별장으로 옮겨 노제 진행
- 신동빈 “조국 먼저 생각했던 분
- 그 열정과 땀, 평생 기억” 추모
- 100년 여정 마감하고 선영 안장

국내 재계 5위의 롯데를 일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00년’ 여정을 마감하고 22일 생전 아꼈던 고향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선영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22일 오후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장지에서 엄수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하관식에서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관 위로 흙을 덮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 회장을 태운 운구차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 평소 즐겨 찾던 고인 소유의 별장에 도착해 앞 마당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20여 분간 불교식 노제를 지냈다. 노제에는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고인의 동생인 신준호 롯데푸르밀 회장과 손자·손녀 등 유족, 롯데그룹 관계자, 지역 주민 등이 참석했다. 고인의 부인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오전 서울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영결식만 참석했다.

노제는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이따금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어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은 별장을 한 바퀴 돈 뒤 장지로 이동했다. 안장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장지는 둔기리의 한 야산에 위치한 임야로 별장과는 약 1㎞, 선인 묘소가 있는 언양읍 구수리와는 약 3㎞ 거리다. 고인이 유·소년 시절을 보낸 옛 둔기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둔기마을은 울산공업단지 용수 조성을 위한 대암댐 건설로 1969년 수몰됐다. 이에 신 회장은 20여 년 전 지금의 자리에 사저인 별장을 지었다.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롯데그룹 임직원 등 1400여 명이 참석했다. 명예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전 총리는 추도사에서 “우리 국토가 피폐하고 많은 국민이 굶주리던 시절 당신은 모국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 땅에서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며 “당신의 큰 뜻이 널리 퍼지도록 남은 이들이 더 많이 힘쓰겠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사회자가 대독한 추도문에서 “고인은 우리 삶이 어두웠던 시절 경제 성장의 앞날을 밝혀주었던 큰 별이었다”고 애도했다.

추모사가 끝난 뒤에는 신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님은 자신의 분신인 롯데그룹 직원과 롯데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힘써오셨다”며 “저희 가족들은 앞으로 선친의 발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는 우리나라를 많이 사랑하셨다. 타지에서 많은 고난과 역경 끝에 성공을 거두시고 조국을 먼저 떠올렸고, 기업이 조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했다”며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배웠다”고 했다.

이어 “오늘의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흘린 땀과 열정을 평생 기억하겠다”며 “역경과 고난이 닥쳐올 때마다 아버지의 태산 같은 열정을 떠올리며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방종근 정옥재 기자 jgba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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