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년 비해 47.7% 큰 폭 증가
- 5000만 원 이하 소규모 75%
지난해 부산지역 신설법인 수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5000개를 넘었다. 하지만 명암은 엇갈린다. 창업 활성화와 경기 회복의 전조로 보이지만 실상은 부동산 갭 투자 과정에서 절세를 위한 ‘꼼수 법인’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침체했던 조선업이 기지개를 켜면서 제조업 신설법인 수가 예년보다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다.
부산상공회의소가 29일 내놓은 ‘2019년 부산지역 신설법인 현황 및 추이’를 보면 지난해 신설법인 수는 5463개로 조사됐다.
하지만 신설 법인이 증가하는 것과 지역 경제 활성화는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특히 지난해 법인 수가 늘어난 것은 부동산 임대업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체 신설법인 중 부동산·장비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20.9%(1140)에 이르렀다. 2018년 같은 업종의 신설법인 수가 772개였던 것과 대조해 47.7%나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018년 9·13 대책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 시행으로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이들이 법인을 설립해 1주택자가 되면서 재산세와 종부세 등을 아끼려 한다는 것이다. 또 은행의 초저금리와 불안한 국제 정세 등으로 각종 투자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이처럼 부동산 신설 법인을 증가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업도 지난해 1116개가 새로 생겨, 전년도보다 37.1% 증가했다. 유통업은 지난해 2018년과 비교해 8.1% 감소했으나, 1266개가 새로 생겨 여전히 전체 업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제조업의 약진이다. 기계·조립금속·철강 등 제조업체가 지난해에만 669곳이 새로 생겨났다. 특히 지역의 주력 제조업종이라 볼 수 있는 조선기자재업과 자동차 소재 부품 분야의 [법인이 2018년 대비 각각 37.1%와 1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제조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자본금 규모를 따져보면, 신설 법인의 74.9%가 5000만 원 이하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자본 법인의 비중은 ▷2017년 69.6% ▷2018년 72.4% ▷2019년 74.9%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지역의 창업 생태계가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영세 창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산상의 심재운 조사연구본부장은 “전자상거래 기반의 유통업 창업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을 갖고 사업을 시작한다”면서도 “젊은 층이 취업이 어려워지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영세창업에 나서는 것 아닌지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화영 기자